쌍방 헐뜯기 보도 전면전

MBC와 SBS가 상대방의 약점을 직접 공격하는 뉴스보도를 사흘째 주고받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공방전은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양 방송사는 국회 문화관광위 국정감사에서 이뤄진 의원들의 질의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치명적 약점을 연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SBS측에서 먼저 MBC를 선방 했다. 지난 11일 저녁 '8뉴스' 시간에 방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의 질의 내용을 보도했다. 정 의원이 제기한 의혹은 MBC가 일산 제작센터의 부지를 모 건설사에 팔면서 800억원 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는 등 이른바 '땅투기 논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MBC '뉴스데스크'는 12일 밤 9시 뉴스에서 '윤세영 회장 가족방송?'이라는 제목으로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이 제기한 SBS의 소유지분 문제를 집중 보도하고 나섰다. 대주주의 지분이 30%를 넘기면 안 된다는 방송법을 어기고 우호지분을 포함해 30%가 넘는 지분을 윤 회장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자 SBS는 13일 아침 종합뉴스에 이어 이날 저녁 '8뉴스'의 도입부에서 다시 MBC를 겨냥하는 두 개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땅투기 의혹은 국정감사에서 정식으로 제기된 사안이라는 것과 전날 MBC의 보도는 새 방송법을 모른 채 이뤄진 오보라고 반박한 것이다. 나아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는 코멘트와 함께 12일 MBC의 보도가 SBS 보도에 대한 보복적 성격의 것이었음을 암시했다. 이에 MBC도 물러서지 않고 후속공세를 몰아쳤다. 13일 밤 '뉴스데스크'에서 SBS의 가장 민감한 문제 중의 하나인 윤세영 회장 일가의 경영세습 가능성을 보도했다. SBS가 주식 상장으로 엄청난 순이익을 거둬들였고, 이는 SBS의 지주회사인 태영에 배당금으로 상당한 액수가 현찰로 입금됐다고 전했다. 태영의 최대주주는 윤 회장의 아들인 윤석민씨이며, 윤씨는 최근 여론의 압력에 의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언제든 태영의 최대주주로서 SBS 경영권을 세습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양사의 보도는 날이 갈수록 서로에게 더욱 치명적인 내용을 들춰내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SBS 배성례 홍보팀장은 "MBC 보도를 접한 직원들의 저항이 상당했다. 우리는 국감에서 나온 사실 자체를 보도했는데 MBC는 다분히 감정적인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전엔 타사의 잘못된 보도에 대응을 자제했지만 이젠 대응해야 한다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며 "공영 자산인 방송전파로 싸우는 인상을 주는 것은 죄송하지만 사실 보도를 해야 하기에 이런 기사가 더 나갈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MBC는 국정감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하나의 아이템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MBC 강성주 보도국장은 "특별히 SBS를 겨냥해 보도한 것은 아니다. 혹시 SBS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것은 오해"라고 해명하며 "국정감사에서 또다시 보도할 일이 생기면 하는 것이고, 없으면 안 할 뿐"이라고 SBS와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쌍방 상처를 입어가면서까지 계속되고 있는 힘겨루기 보도는 앞으로 쉽게 종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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