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선도 이후 대기업 들도 거점오피스 마련 러시
“전통적인 업무환경→ 거점 오피스, 엄밀히 말하면 아직 실험 단계”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영등포에 소재한 서부권 거점 오피스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 직원이 영등포에 소재한 서부권 거점 오피스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재택근무의 시대가 가고 출근러시가 시작됐다. 기업들은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의 가능성을 보고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고정된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곳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재계에서는 거점오피스를 늘리며 출근시간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6월 취업포털 인쿠르트에 거점 오피스 필요성 인식도 설문에 따르면 따르면 대기업 인사담당자나 경영자는 거점 근무 도입에 51.2%가 필요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또 거점근무 희망도 조사에서는 10명중 8명이 이에 찬성했고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했다.

이런 환경속 공유오피스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 2017년 600억원 수준이던 공유오피스 시장 규모가 내년까지 7700억원으로 118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택과 출근 사이 대안으로 거점오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일부 대기업들은 단계적 일상회복 이전부터 준비해왔다.

통신 3사는 거점 오피스를 도입하면서 체질개선을 꾀했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전사적 재택근무에 돌입했고 회사, 집, 거점, 오피스 등 근무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작년 을지로, 종로, 서대문, 분당, 판교 등 5개 지역에 거점오피스를 마련해 운영중이며

KT는 지난 5월 부터 서울과 경기에 총 9곳의 거점오피스를, LG유플러스는 작년 11월 부터 마곡사옥과 경기도 과천국사에 거점오피스를 운영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작년 11월 "부산에서도 서울 본사팀에 소속돼 일할 수 있고 가족과 해외 체류 직원이나 해외 선발인재도 현지에서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월 거점 오피스 도입을 시작으로 조직문화 혁신에 나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코로나19 창궐 이전인 지난 2019년 10월 있었던 타운홀 미팅에서 "업무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효율성"이라며 "대면보고 문화는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으며 마주 앉아 설명하고 보고하는 것을 제발 하지 말자"라고 대면보고의 비효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6월 현대차는 가용한 자산을 활용해 총 7곳에 약 400석 규모의 거점오피스를 열었다.

플랫폼 테크 기업들도 거점오피스에 투자하고 있다. 야놀자의 경우 지난 6월 부터 상시 원격 근무제를 시행중이고 강서권에 거점오피스를 열었다. 장거리 출퇴근 임직원을 위한 업무환경 개선 차원이다.

11번가의 경우 지난 8월 분당선 수내역 인근 흥국생명건물에 거점오피스를 추가로 열었다. 분당과 판교 지역 인근 거주 11번가 임직원들을 위해 마련했다. 11번가는 이외에도 서울역, 삼성동에 거점오피스를 연 바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9월 서울 서부권역을 거점오피스 역할을 하는 패스트파이브 영등포 점 오피스 동에 52인석 규모에 별도 회의실과 사무기기를 지원하는 거점 오피스를 열었다. 잠실에 소재한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식품, 롯데푸드 등이 선유도에 롯데GRS가 금천구에 있는 지리적 간극을 해소하고 서부권역 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인다.

포스코 그룹도 지난 1일 거점오피스 운영을 시작했다. 여의도 파크원과 을지로 금세기 빌딩에 각 70석과 50석 규모 거점오피스를 마련해 자율적이고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에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한참 유행이던 시기에 기업들은 다양한 실험을 해왔고 임직원 워라밸을 보장하고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이 거점오피스다"라며 "거점오피스의 실효성은 국내 기업 업무환경의 전통적인 형태와 비교해 어느 쪽이 나은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거점오피스 등 유연한 업무환경에 자기주도형 업무 수행이 제대로 맞물려 진다면 실효성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출퇴근 스트레스를 줄이지만 업무효율 면에서 큰 이익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거점 오피스도 하나의 실험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라며 "빠른 의사진행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 처럼이라는 기치가 국내 대기업들의 수직적인 의사결정 구조에 어떤 변화를 주고 정말 성장을 담보하는 것인지는 아직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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