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3세, 조현준 23배 대박의 비밀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이 재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효성 ITX가 증시에 데뷔하자마자 상한가로 오르면서 조 사장의 사업적 안목에 대한 칭찬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조 사장은 효성ITX를 직접 설립해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효성그룹의 상장사는 (주)효성밖에 없었으나 효성ITX가 전경련 회장사에 체면을 살린 셈이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서는 재벌가 3세가 직접 회사를 만들어 주식시장에 상장한 사례가 드물다는 이유로 효성그룹 포스트 그룹회장직이 조 사장의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형제 중 첫 계열사 장악, 효성ITX 지분 55.6%로 최대주주
그룹서 사업적 안목 높게 평가, 후계구도와의 연관성 “아직”

효성그룹 3세인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이 자신이 직접 일군 효성ITX를 증시에 상장시켜 돈방석에 앉았다. 지난 10월25일 거래소시장에서 첫 거래가 이뤄진 효성ITX는 공모가격인 5천원의 두 배로 1만원에 시초가격이 결정됐고, 당일 상한가까지 올라 1만1천5백원까지 치솟았다.

▲ 효성 ITX가 증시에 데뷔하자마자 상한가로 오르면서 조현준 사장의 사업적 안목에 대한 칭찬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에 상장 후 효성ITX는 연이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면서 하루 새 1천7백원이 올라 1만3천2백원에 거래되고 있다.

효성 3형제 ‘난형난제’의 경쟁

무엇보다 효성ITX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의 지분율에 기인한다. 그동안 (주)효성에서 3형제의 별다른 지분증여 움직임이 없었으나 조 사장만이 효성ITX의 지분을 갖고 있다. 3형제 중 조 사장이 첫 계열사 장악에 나선 것이다.

조 사장은 효성ITX 지분을 무려 55.6%나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효성ITX의 상장일인 25일 시가 기준으로 최대주주인 조 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4백34만9천주의 평가액은 5백억1천3백50만원으로 급증했다. 주당 5백원인 매입가 기준으로 21억7천4백50만원이지만 현재 주가 기준으로 볼 때 약 4백8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게 된 셈이다.

효성그룹 안팎에서는 이에 대해 조 사장의 사업적 안목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후계구도와의 연관성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효성ITX로 재조명되면서 조석래 효성그룹의 회장의 후계자 구도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장남인 조 사장은 섬유와 무역 사업 부문에서, 1살 터울인 조현문 부사장은 중공업 부문에서 비슷한 성과를 내면서 선의의 경쟁 중이다. 여기에 막내인 조현상 상무도 스타리스와 굿이어 타이어코드 공장 인수를 주도하는 등 M&A(인수합병)과 캐피털 부문에서 성과를 보이며 3형제가 난형난제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으면서 3세 경영인들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2월8일 승진 인사를 통해 조현준 부사장은 사장으로, 조현문 전무는 부사장으로, 조현상 상무는 전무로 각각 한 단계씩 올라섰다.

나란히 승진한 3형제 중 장남인 조현준 사장은 무역PG(사업부문)장을 맡아 매출을 늘리면서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사장은 지난 1988년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후 2001년까지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미국 모건스탠리네 근무하면서 조용히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효성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1년 효성물산(주)에 입사하면서부터다. 그 뒤 (주)효성T&C 이사와 (주)효성 전략본부 전무를 거쳐 2003년 전략본부 부사장으로, 그리고 올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후계구도를 그리고 있다.

차남 조현문 부사장은 중공업 부문 장기비전 수립과 중국 남통우방변압기 회사 인수 등 해외진출 확대를 통해 효성의 25개 사업부문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부사장는 서울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주로 미국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미국 로펌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효성물산 뉴욕지사 부장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이후 (주)효성 전략본부 이사와 전무를 거쳐 지금의 부사장으로 올랐다.

막내 조현상 전무는 사내 컨설턴트 역할을 해오며 지난해 9월 미국 굿이어와 32억 달러 규모의 타이어코드 장기공급 계약을 성사시키고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하는 성과를 올렸다. 조 전무는 미국 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출신으로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동양폴리에스터에 근무했다. 조 상무가 효성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1999년 효성 전략본부 경영혁신팀 차장을 받으면서부터다. 이후 효성 전략본부에서 부장과 상무를 거쳐 전무로 활동 중이다.

조석래 회장 “공평한 경쟁 추구”

당시 효성그룹은 “3형제는 2003년에도 같이 승진했다. 경영실적을 좋게 평가받은 데다 승진연한도 채웠기 때문에 특별한 해석을 할 필요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 바 있다.

현재 이들 3형제는 전략본부에서 항상 모든 사안을 상의를 통해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후계구도가 그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들의 지분마저 엇비슷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적통을 이을 후계자를 추론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석래 회장이 공평한 경쟁을 추구하고 있어 3형제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한 뒤 경영능력을 평가, 후계자를 결정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 효성ITX 증시 상장 “신고합니다”

효성ITX는 조현준 사장이 외국에서 콜센터, 고객관계관리(CRM)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한국에서도 CRM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인수 당시부터 주도한 회사다. 지난 1997년 콜센터 전문운영 업체로 운영되던 텔레서비스를 효성그룹이 인수해 2001년 3월 그룹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와 함께 컨택센터 서비스를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컨택센터 서비스란 기존의 콜센터에서 전화는 물론 e메일과 팩스 등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고객마케팅 전반을 관리하는 서비스다. 현재 매출의 7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고객사는 KTF, KT 등이 있다.

현재 효성ITX의 직원은 3천3백명, 수익구조 개선 및 장기 성장을 위해 CDN사업과 영상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기기 사업은 프로젝터를 수입 및 판매하고, CDN사업은 인터넷 컨텐츠 이용속도를 개선시키는 서비스다. 아웃소싱업체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평이다.

매출과 이익의 성장세는 2004년부터 본격화됐다. 2003년 4백75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2004년 두 배 가까이 껑충 올라 9백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03년 28억원에서 38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천1백67억원, 순이익 31억원을 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 5백20억원, 순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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