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위 소속 의원들 피감기관에 밥, 술 접대 받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난 22일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식사에 단란주점 술 접대 받아

지난 22일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은 대덕특구지원본부 등 대전 지역 7개 기관에 대한 국감 이후 식사와 단란주점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일부 의원들과 보좌관들, 입법조사관들은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저녘식사를 함께 했다. 약 170여 명의 사람들이 단체로 식사를 했으며 식사비용은 모두 피감기관에서 계산했다.

과기정위는 26일 오전 피감기관 향응 파문과 관련 검찰 수사를 의뢰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임인배 과기정위 위원장은 이후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달라 위원회 차원에서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며 입장을 수정했다.

일부 언론이 이 사안에 대해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확인을 한 결과도 기존 보도와는 차이가 있었다. <내일신문>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자리에 참석했다는 의원은 신상진 홍창선 류근찬 등 3명뿐이었다. 나머지 의원은 개인적인 약속으로 다른 곳에서 식사를 했거나 국감이 끝나자마자 귀경했다는 것.

술자리에 갔던 류근찬 의원측은 “9시경쯤 술자리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사무처직원 회의를 9시 30분에 소집해놨기 때문에 술자리에 갔다가 10분만에 나왔다”면서 “그러나 사무처 직원이 상가집에 급하게 가게 돼 회의는 하지 못했고, 호텔로 들어가 바로 취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감기관으로부터 식사를 제공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의원들은 귀경했다고 해도 보좌관들과 입법조사관들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일벌백계로 집안단속”

한나라당은 과기정위 소속 의원들의 피감기관 향응 소식이 전해진 26일 서둘러 사태 진화에 나섰다. 정종복 한나라당 제1 사무부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벌이는 한편 당 지도부가 나서 고개를 숙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연루된 당 소속 국회의원이 있다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중 문책하라. 부패가 당에서 완전히 박멸될 때까지 전쟁을 벌이겠다”고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있는 브리핑 전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사무총장은 “그간 한나라당이 부패정당, 도덕적 물의를 일으킨 정당으로 늘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는 마음의 자세를 가져왔으나,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 국민에게 지탄 받을만한 일이 있다면 관련자들을 엄중처벌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선후보도 과기정위 소속 일부 의원들이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접대를 받았다는 파문이 일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그건 당의 윤리위원회에서 알아서 할 문제”라며 “(사실이라면) 엄하게 대해야할 것”이라고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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