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논란 확산되자 “더러운 프레임 씌우기”…김근식 “黃 내정, 친문결집용”

이재명 경기도지사(좌)와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내정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황교익 페이스북
이재명 경기도지사(좌)와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내정자(우). 사진 / 시사포커스DB, ⓒ황교익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를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내정하면서 그 파장이 정치권으로까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지사의 황 사장 내정과 관련해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 사건 당시 황씨가 두둔했던 점을 들어 “보은인사”라고 주장하면서 경기관광공사 사장 공모 자격도 지난 2018년엔 관련 분야에서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공무원이나 교수, 박사학위 소지자에서 올해엔 대외적 교섭 능력이 탁월한 자로 완화한 점도 꼬집어 “염두에 두고 응모 자격을 완화해준 게 아니냐”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이 지사 캠프의 박성준 선임대변인은 같은 날 MBC라디오에 나와 “2018년도 경기도 본회의에서 공공기관 채용기준이 과도하게 규정돼 유능한 인재 채용이 어렵다는 취지의 지적이 있어 인사규정을 개정한 것”이라고 반박한 데 이어 황씨 내정에 대해서도 “인사추천위원회 서류심사를 거쳐 3명이 추천됐고 절차적 과정을 밟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 지사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같은 날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맛 칼럼니스트가 관광 분야 전문성에 맞느냐는 지적에 “관광여행 가는 것 중 반 이상은 먹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변했는데, 이 같은 주장에 이 전 총리 캠프의 김효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기맛집공사로 간판 바꾸고 경기도 대표 음식을 팔 신장개업 준비하나”라고 직격했으며 이 전 총리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도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맛집 전문이라면 황씨보다 한 수 위라는 만화 식객의 저자 허영만 화백이나 먹방 방송인 이영자 씨가 더 적임이란 지적은 어찌 생각하나”라고 이 지사 측을 몰아붙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 단장은 “구차한 얘기 늘어놓지 말고 그냥 황씨가 이 지사 중앙대 선배라서 뽑았다고 밝히는 게 낫지 않을까? 이재명 후보 대변인이란 사람이 경기도정 대변인 노릇하고 있으니 도청캠프 소리를 듣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라며 우회적으로 이 지사가 공직과 대선후보직을 병행 중인 점까지 싸잡아 비판했는데, 이 같은 공세에도 이 지사 본인은 전날 캠프 사무실에서 황씨 내정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손사래치며 즉답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대신 이 지사 캠프에서 17일 ‘팩트체크’란 제목으로 공식 대응에 나섰다.

여기서 이 지사 측은 “경기관광공사는 조례에 따라 사장 공개모집을 진행했고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응모자들에 대한 서류 및 면접 심사를 통해 3명의 후보자를 추천했다”며 지사찬스라거나 보은성 인사란 지적에 대해서도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은 2020년 12월 31일 이후 8개월 넘게 공석이어서 더 이상 연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전 캠프 측 인사인 신경민 전 의원이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황씨는 일본 음식에 대해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한국음식은 아류라는 식의 언급을 너무 많이 해왔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지적했는데, 결국 당사자인 황씨까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나서서 “일베가 오래 전부터 제게 친일 프레임을 씌우려고 했는데 정치권의 더러운 프레임 씌우기가, 그것도 민주당 유력 대권후보인 이낙연 캠프에서 저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본 정치인과의 회합에서 (이 전 대표가) 일본 정치인의 제복인 연미복 입고 있는 사진 본 적이 있는데 일본 총리 하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황씨는 “보은인사라고 말들이 많은데 문재인 지지자인 제가 문 정부에서 보은을 받으면 받았지, 이재명 경기도 정부에서 보은을 받을 일이 없다”며 “황교익TV는 다른 정치인에게도 열려 있다. 제게 영상물 출연 제안을 했던 한 대선예비후보에게 똑같이 출연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이재명은 출연했고 그분은 출연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보은인사 의혹을 부인했는데, 여기에 친문 인사로 꼽히는 방송인 김어준 씨까지 1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황씨는 이 지사 지지자가 아니고 지난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했던 문 대통령 지지자”라고 황씨와 한 목소리를 냈다.

이 같은 모습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씨가 이 전 대표를 일본 총리감이라고 비판한 내용의 기사를 올려 “이 지사가 논란을 각오하고 황씨를 임명하는 숨은 이유가 바로 친문결집과 차도살인지계인데 빅 마우스인 황씨의 입을 빌려 이낙연을 공격하려는 것”이라며 “이 지사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기에 본인이 직접 나설 수 없는 만큼 황씨를 통해 이 후보 네거티브를 대행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또 황씨가 스스로 친문이라고 주장한 점도 들어 “문재인 지지자라고 당당히 밝힌 황씨를 통해 친문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는데,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이 지사) 인성을 미뤄보면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 이후 황씨가 본선에서 중도층 지지 견인에 장애가 되면 과감히 자를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비단 김 교수 뿐 아니라 제1야당 대선후보들까지 17일 여당 내 황씨 논쟁에 뛰어들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되고 있는데,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맛 칼럼니스트가 아니라 맛 갑질니스트인데 그럼에도 치부를 공개 옹호해줬다는 이유로 기관장에 내정한 것을 보면 권력을 얼마나 사유화해 왔을지, 앞으로 더 남용할지 뻔히 보인다”고 황씨와 이 지사를 싸잡아 비판했으며 최재형 캠프 기획총괄본부장인 같은 당 조해진 의원도 이날 TBS라디오에서 “이 지사는 아는 사람이라고 자리 주면 최순실 꼴 난다고 얘기한 분인데 남 비판할 때 잣대, 자신이 행동할 때 잣대가 다른 내로남불”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급기야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같은 날 김기현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의 황씨 내정을 꼬집어 “강성 친문표를 구걸하며 문 정부 시즌2를 외치고 있다”고 질타했는데, 이 지사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황씨 임명을 강행할 것인지, 아니면 친문의 반발이라는 후폭풍을 감수하고서라도 철회할지를 놓고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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