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차 대유행 원인 2030 타겟팅…“하루종일 생각하다 충동적으로 1인 시위 나섰다”
"논점 흐리는 정부, 집단 감염 이전에 적기 백신공급 실패 원인 속 시원히 밝혀 주길"

29세 청년 선우 윤호 씬느 정부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원인으로 2030을 타게팅하는 정부에 맞서 지난 9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선우 윤호 페이스북
29세 청년 선우 윤호 씬느 정부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원인으로 2030을 타게팅하는 정부에 맞서 지난 9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선우 윤호 페이스북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지난 2016년에 촛불집회에 참가하면서 새로운 희망을 가졌었지만 상실감을 넘어 역겨움으로 까지 변했다. "

지난 9일 국회 앞에서 '코로나 2030탓 갈라치기 그만' 이라는 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한 선우윤호 씨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선우 씨는 "4차 대유행이 2030탓인 것처럼 우회해서 한 말을 언론에서 해석해 표현한 말인줄 알았는데 실제 지난 7일 중앙재난 안전대책본부가 2030에게 진단검사를 받을 것과 당분간 모임과 회식을 자제해달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황당했다"며 "지난 8일 하루종일 곱씹어 생각해봐도 납득이 안됐고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확신에 가까워졌고 충동적으로 9일 피켓을 직접 만들어 국회 앞으로 나가 1인시위를 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문을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거나 한 집단을 타게팅 하는 것보다 우선시 해야 할 것은 정부가 적기에 백신을 공급했느냐 안했느냐의 문제로 귀결돼야 함에도 의도적으로 논점흐리기를 통해 책임 논쟁에서 벗어나려는 악의적인 행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라며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한 정부가 선진국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백신 수급 상황이 된 현 상황에 제대로 된 설명 한 줄 없이 국민에게 인내만을 강요하고 있는 모습은 무책임함의 극치"라고 덧붙였다.

선우 씨는 오는 13일 피켓을 수정해 다시 국회앞에서 1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처음 1인시위를 했을 때 충동적이다보니 피켓의 질이나 내용면에서 충분치 못했다고 생각해 재정비해서 국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다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선우 윤호씨와 일문 일답>

- 피켓에 적힌 갈라치기의 뜻은 무엇인가?

ⓒ선우 윤호
ⓒ선우 윤호

정부가 수도권 거리두기 최고 단계 적용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발표하면서 2030 탓을 했다는 이야기를 뉴스를 통해 접했다. 처음엔 언론이 해석해서 작성한 내용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부가 2030을 적시하면서 진담검사를 받아라, 모임과 회식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는 것을 동영상을 통해 직접 들었다. 정부는 타겟팅을 통해 논점흐리기를 해왔다. 처음엔 신천지, 3·1절 집회, 이태원 등 매번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마다 한 집단을 타게팅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이번에도 논점을 흐리기 위해 간택된 집단은 2030이다. 정부가 하는 말은 2030이 모임 회식을 자주하고 무증상이지만 진단검사를 받지 않아서 대유행이 왔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이나 다름없다. 또 과거 방역현장 의료진 중 마치 간호사만 고생한 것처럼 표현해 의사들의 헌신은 깎아내리기도 했다. 세대·직업·성별 등 사이를 갈라치기는 이젠 지겹고 역겹고 신물이 날 지경이다. 하루종일 생각했다. 도대체 2030이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정부가 백신 수급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백신접종 순위에서 멀어졌다는 것 외에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피켓을 만들었다. 처음 만드는 것이어서 좀 지저분했지만 울분 자체는 담겨있다. 그래서 이를 정부가 하는 논점흐리기를 중단하라는 의미에서 갈라치기 중단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 4년전 현 정권은 2030세대의 열렬한 지지속에서 탄생했는데

지난 2016년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 있었다. 당시 현 정권이 주장하는 새희망 같은 것을 위해서는 나서야 된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있는 자체가 고양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상실감 차원이 아니다. 역겨움이 동반되는 실태를 접하고 있고 현 정권에 어떤 희망도 없다. 우리세대는 희망도 미래도 우리편도 없다. 2030은 사회의 암이 아니고 지금 4050이 그래왔듯 미래에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세대다. 세대간 갈라치기를 멈추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세대별로 할 수 있는 일과 세대간 함께 해나갈 일들을 해야 한다.

- 2030 세대에 대한 몰이해를 떠나 투표와도 관련이 있는 차별이라고 생각하나

2030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사례로 말하자면 주변에서는 과거 현 정권을 지지했더라도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표심으로도 2030세대의 정권 이반 현상 확실히 나타난 이후 현 정권은 2030에 대한 득표 의지는 스스로 제거해 버리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정도다.

- 1인 시위를 나섰는데 정부로 부터 꼭 듣고 싶은 말이 있나

특별한 말을 듣고 싶은게 아니다. 논점이 흐려지고 있는 백신 공급에 대한 한 줄의 진실된 평을 듣고 싶다. 주요 선진국은 백신 수급이 양호해 모두 마스크를 벗고 다닐 정도인데 왜 우리는 선진국 대열에 있으면서도 백신 수급이 안되는지. 또 과거 여러가지 정황에서 의도적으로 백신 공급을 늦춘 것으로 확인되며 백신 공급이 당장 필요없다고 말했던 사람이 청와대 방역기획관이다. 어떤 이유로 우리 국민은 제대로 된 백신 공급을 받지 못하고 집단간 갈라치기를 당하고 인내해야 하는지 바뀌지 않는 진실을 듣고 싶다.

선우 씨가 오는 13일 다시 1인 시위에 나설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 기상청 예보를 검색했더니 시위 예정일 기온은 섭씨 30도를 웃돌을 전망이다.


성명문

안녕하십니까 , 29세 청년 선우윤호 입니다.

오늘 국회의사당 앞에서 코로나 확산을 두고 2030탓을 하며 갈라치기를 하는 현정부와 정권에 대한 항의 1인 시위를 진행하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2030 탓으로 몰고있는 현 정부에게 묻습니다.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현정부에게 묻습니다.

우리를 왜 그렇게 미워하십니까?

현정부에게 묻습니다.

우리를 왜 그렇게 공격하십니까?

백신 맞을 기회조차 없는 청춘들입니다. 그저 묵묵히 마스크 쓰면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버티고 있었는데 , 돌아오는건 정부 주도하에 이어지는 질타였군요.

그동안 2030 청년들의 분노와 울부짖음 무시해왔으면서 , 이런일 생기니까 제일 먼저 2030을 찾고 2030탓을 하는 현정부와 정권에 정말 분노가 차올라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제발 세대간에 갈라치기 좀 그만해주십시오.

제발 직업간에 갈라치기 좀 그만해주십시오.

제발 성별간에 갈라치기 좀 그만해주십시오.

지겹고 , 역겹고 , 신물이 납니다.

윗세대들에게도 간곡히 부탁 하나만 하겠습니다.

우리에게 조언을 해주고 이야기 해주는것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 우리의 이야기도 좀 들어주십시오.

우리의 현실과 상황을 이해해주십시오.

우리는 미래도 없고 , 우리편도 없습니다.

정말로 저희 2030이 그렇게 잘못했습니까? 우리 2030이 사회의 암적인 존재입니까?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2030탓을 하며 세대간의 갈라치기를 하고있는 현정부에게 , 모든 책임을 2030에게 무책임하게 떠넘기고 있는 현정부에게 , 이제 그만 그런 좀스러운 행동은 멈춰주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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