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주요 기업 창업시대 거미망 혼맥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벌가 집안끼리의 혼맥 형성도 중요한 축이다. 이런 맥락에서 가장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 바로 LG그룹이다. LG그룹은 비단 재계뿐만 아니라 언론계, 관계, 학계까지 다양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그룹 역시 그룹 규모만큼이나 정·재계의 거대한 혼맥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금호아시나그룹도 화려한 혼맥으로 재계를 거미망 줄처럼 엮고 있다.


LG그룹 ‘재벌 혼맥의 본류’


재계에서 가장 화려한 혼맥을 자랑하는 LG그룹은 흔히 ‘재벌 혼맥의 본류’로 분류된다. 혼맥을 따라가 보면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재벌가 집안과 연결이 되지 않는 데가 없을 정도다. 실제 LG그룹이 직접적인 혼맥관계를 맺고 있는 곳만도 삼성, SK, 두산, 금호, 한진, 대림그룹 등 이루 말할 수 없다.

LG그룹의 재벌 사돈 시작은 지난 1957년부터다. 국내 서열 1위인 삼성그룹과의 통혼도 이때 이뤄졌다. 물꼬를 튼 주인공은 구인회 창업주의 셋째아들 자학씨와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녀 숙희씨다. 재계 정상에 있는 두 그룹이 사실상 두 사람의 결혼으로 맺어진 순간이다.

이 인맥은 한진그룹까지 이어진다. 자학씨의 둘재 딸인 명진씨는 한진가로 출가하며 한진그룹과 연을 맺었다. 조중훈 창업주의 아들 명호씨와 백년가약을 맺은 것이다. 현대가와의 인연은 지난 1996년 이뤄졌다. 정주영 창업주의 4남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손녀 은희씨가 결혼, 사돈지간이 됐다.

금호가문과는 구자훈 회장의 3년 문정씨가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재영씨와 혼사를 치르면서 연결됐고, 구인회 창업주의 막내 동생 두희씨는 한일그룹과 혼맥을 맺었다. 구인회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두희씨의 장녀 은정씨가 김한수 한일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김택수씨의 아들인 중민씨와 결혼했다. 또 박두병 두산그룹 창업주의 3남 용훈씨는 구인회 창업주의 조카사위가 됐다.

LG가문과 대림가문은 직·간접적으로 사돈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일단 구인회 창업주의 차녀 자혜씨는 대림산업 창업주인 이규덕 회장의 아들 재연씨와 혼사를 치렀다. 장남인 구자경 명예회장은 대지주 딸인 하정임씨와 결혼한 이후 대림그룹에 딸을 시집보냈다. 이로 인해 LG와 대림의 혼맥이 완성됐다. 이밖에도 한국타이어 조양래 가문, 대한펄프 최병민 가문, 대한전선 설원량 가문 등과도 혼맥을 맺은 바 있다.


삼성가 ‘재벌 사돈과 혼인동맹’


삼성가문의 혼맥 특징은 직접적관계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혼맥도를 따라가 보면 여타그룹 일가와 비슷하다.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와 혼연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삼성그룹이 재벌가문과 직접적인 혼맥을 이룬 것은 지난 1957년 LG가문과의 성혼이 처음이다. 이병철 창업주 차녀 숙희씨가 구인회 LG 창업주 집안(자학씨와 결혼)의 며느리로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사위인 자학씨가 한진가문과 사돈이 되면서 삼성가문과 한진가문간도 두 다리 건너 사돈관계가 형성됐다.

삼성가문은 이후로 40여 년 가까이 재벌가문과의 이렇다 할 통혼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흐름이 깨진 것은 지난 1998년 ‘삼성의 황태자’로 불리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삼성전자 전무)와 대상가문과의 혼사였다.

재용씨는 1998년 6월,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 세령씨와 결혼했다. 이 결혼은 당시 세간의 화두로 부각되기도 했다. 삼성그룹의 실질적 후계자인 재용씨와 아버지(임 회장)로부터 막대한 지분을 물려받은 세령씨와 결합이 그 이유다. 세간에선 ‘국내 최고 갑부 부부 탄생’이라는 말이 나돌았을 정도다.

현대가문과는 직접 혼연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있지만 한 다리만 건너뛰면 사돈지간이 된다. 이건희 회장의 장인인 홍진기 전 내무장관과 노신영 전 국무총리가 사돈간이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도 노 전 총리와 사돈간이다. 이밖에 삼성가문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 등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현대가·금호가 ‘재벌 사돈잡기’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 가문의 혼맥도 역시 화려함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삼성, LG, 쌍용 등의 가문과 연결되어 있는 탓이다.

현대가문은 삼성가문과는 한 다리 건너 사돈지간이다. 또 LG가문과 혼연관계를 형성한 것은 지난 1997년의 일이다. 정주영 창업주의 4남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가 구자엽씨 장녀인 은희씨와 혼인했다. 당시 두 사람은 미국 유학시절 만나 결혼에 골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현대가문은 199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 의선씨와 정도원 강원산업 회장의 장녀 지선씨의 결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는 재계에서 재벌3세간 성혼이 줄을 잇게 불을 지핀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쌍용가문도 현대가문과 사돈지간이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아버지로부터 총애를 받던 몽필씨의 차녀 유희씨가 김석원 쌍용 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혼례를 올렸다. 지용씨는 유희씨의 할아버지인 정주영 창업주가 직접 혼담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남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도 혼맥이 눈길을 모은다. 금호그룹이 맺고 있는 재벌가문은 삼성, LG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가문이 재계의 혼맥을 잇고 있어 금호가문 역시 자연스럽게 혼맥도 안에 자리잡고 있다. 세간에는 금호가문의 혼맥에 대해 박인천 창업주가 내로라하는 장안의 명문가를 두루 뛰어다니며 사돈잡기에 나선 성과로 평가하기도 한다.

금호가문과 삼성가문간의 혼연관계는 간접적이다. 박 창업주의 3녀인 현주씨가 호남 기업인 대상그룹으로 출가했다. 따라서 금호가문과 삼성가문 간 간접 사돈을 맺게 됐다. 반면 LG가문과는 직접적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박 창업주의 장남인 성용씨의 며느리가 구자훈 회장의 막내딸인 문정씨다. 2000년 10월 이뤄진 이 결혼은 금호가문이 재계 전체와 다리 건너 사돈관계를 맺는 수확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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