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비씨카드 싸움은 계속된다.

비씨카드와 이마트간의 수수요 분쟁으로 촉발된 할인점과 카드사의 전면전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휴전상태에 돌입했다. 비씨 카드를 포함한 신용카드 구매는 뷸가하고 현금만 받겠다던 신세계 이마트는 오는 6일과 7일 차례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해온 KB카드와 LG카드에 대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비씨카드는 수수료 인상을 철회하지 않는 한 계속 받지 않기로 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입장을 바꾼 데에는 추석을 앞두고 사태가 확산될 경우 명분은 물론 실리면에서도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결제 거부를 강행할 경우 소비자를 볼모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데다 구매 고객 중 비씨, LG, KB 카드 중 하나로 지불하는 고객이 1/3을 차지하는 매출도 크게 감소해 전체 손익에도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이마트와 '특수관계'에 있는 삼성카드가 수수료 인상을 요구한 것이 결정적 작용을 했다. 이마트 입장에서 보면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셈이다. 아울러 그동안 이마트에 내세워온 싸움의 명분도 상당 부분 타격을 입은 게 아니냐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특히 삼성카드는 이마트와 제휴카드 발급으로 2백만장에 달하는 카드를 확보하고 있어 삼성카드 결제마저 거부될 경우 이마트로서는 치명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마트는 앞으로도 싸움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비씨카드 결제를 계속 거부하고 KB, LG카드에 대해서도 일단 카드결제를 하되, 인상된 수수료율에 대해선 향후 청구반환소송을 제기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신세계 이마트의 총매출액은 2조7천8백55억원으로 이 가운데 카드 매출 비중은 2조원(71.86%) 수준이며 비씨카드가 이 가운데 20%를 차지한다. 전체 매출 가운데 카드 결제 부분은 2001년 말 65.4%에서 2002년 말 70.1%, 올해 상반기 71.86%로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었다. 따라서 비씨카드 결제가 장기화할 경우 이마트는 할인점업계 1위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으며, 다른 대형할인점들이 이마트 기대만큼 적극적 공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같은 어부지리를 노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어 과연 이마트가 얼마나 전체 카드사들을 상대로 한 전쟁을 계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확한 원가 분석을 통해 카드사와 이마트 양측 모두 합리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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