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마포포럼 '여당 이기는 싸움의 기술' 강연
"'이기는 야당' 되려면 ▲프레이밍 ▲넛지(댓글공작) ▲스토리텔링 ▲레토릭 기술 알아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마포포럼에서 강연을 했다. 시사포커스TV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5일 마포포럼에서 강연을 했다.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야권을 향해 "늘 적이 필요한 여당은 프레이밍의 귀재"라며 "이 프레임 안에 들어가면 일단 지는 것"이라고 25일 경고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이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 마포포럼에서 '싸움의 기술, 여당을 이기는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검찰개혁'이란 잘못된 프레임을 만든 여당"이라며 "이들의 언어를 예견하고 뒤집어야 이긴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현 집권당인 민주당 사람들은 전체주의적 방식으로 소통하고 커뮤니케이션하며, 프레이밍을 짜놓고 대중을 이끈다"며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좌냐 우냐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들은 아예 자유주의 방식의 소통을 차단하고, 사실을 왜곡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기는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프레이밍 ▲넛지(댓글공작) ▲스토리텔링 ▲레토릭 등 "네 가지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강연했다.

진 교수는 "여당은 프레이밍의 귀재"라며 "이 프레임 안에 빠지면 일단 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 잘한다. 기본소득이라는 이슈를 일단 던지고 본다"며 "현실성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되든 안 되든 이재명 지사는 잃을 게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단 (이 지사가 기본소득을) 던졌으니, 다른 사람들이 이에 대해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가 주장하는 틀 안에서 놀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 교수는 "여당이 만든 가장 잘못된 프레이밍이 '검찰개혁'이다"며 "사실 검찰개혁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이들은 이를 이상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검찰을 제대로 개혁하는 게 아니라 자기들의 기득권을 챙기는 이상한 방식으로 바꾸려고 한다"며 "대중에겐 검찰을 '사탄·악마·기득권·조폭집단'으로 인식시키고 '검언유착'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당이 '검언유착' 프레임을 주장할 때 야당은 '권언유착' 응해야 했다"며 "실제 일어난 현상이 알고 보면 '권언유착'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진 교수는 "저들은 강성 지지층을 흥분시켜야기에 항상 새로운 적을 개발한다. 늘 '적'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라며 "앞으로 사법부 개혁과 언론 개혁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런 프레임 자체를 항상 예상·예견하여 뒤집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저쪽은 불리한 상황이 오면 '넛지(댓글공작)'를 친다"며 그 대표적인 예로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댓글공작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정치적 지향이 분명하지 않은 중도층이나 무당층의 보통 사람들은 먼저 접하는 댓글·여론에 따라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라면서 "그래서 여당은 시민단체, 댓글부대 등을 통해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넛지'를 통해 여론이 세팅되면 바꾸기 어렵다"며 "초기부터 기동성있게 빨리 대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당이 이런 감각이 무디다"며 "아쉽다"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스토리텔링"도 강조하면서 "김어준과 유시민의 음모론"을 예로 들었다.

그는 "대중은 개별적인 사건을 넘어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며 "숨은 사건의 구멍을 연결해 하나의 이야기로 듣고 싶어하는 욕구를 정확히 읽고 이용하는 이들이 바로 김어준과 유시민"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들은) 만약 성추행 사건이 터지면 '이것은 기획이다. 앞으로 또 뭐가 터질 것이다'고 말한다"며 "이렇게 미리 스토리텔링을 짜놓고 깔아 대중의 욕구를 음모론으로 채워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당의 대표적인 스토리텔링으로 '한동훈 검사와 채널A 사건'을 언급하며 "검언유착이라는 프레이밍과 스토리텔링, 주인공을 세워 놓고 엮어 들어간 것"이라고 부연했다. 

진 교수는 "여당처럼 레토릭을 뒤집을 줄 알아야 한다"면서 "'블랙리스트를 체크리스트로', '증거인멸을 증거보존으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여당은 바꿔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장 훌륭한 예는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장인이 좌파로 공격받았을 때 노 대통령은 '그럼 아내를 버리라는 거냐'고 대응했다"며 "정말 훌륭한 레토릭"이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레토릭을 긍정의 레토릭으로 바꿔낸 것"이라고 "언어의 힘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원칙을 가지고 길게 보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진 교수는 야당을 향해 "'좌파', '빨갱이', '사회주의' 같은 단어를 빼고 말하는 법을 배우라"며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염두에 두고 말을 하여 지지층을 넓혀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