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애, “무라벨 페트병 플라스틱 감량 적합제품”
미세플라스틱 다량 함유 물티슈, 환경 이슈 있지만 규제 전무

환경부, 사용억제 품목 고려 연구용역…업계, “위생 이어 환경이슈, 종이 물티슈 출시 등”

무라벨 페트병 협약식 사진 (사진/ 오훈 기자)
무라벨 페트병 협약식 사진 (사진/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이 페트병을 중심으로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물티슈 부직포 원단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물티슈 시장 규모가 코로나19로 작년 5000억 원대에 육박하게 성장하는 등 사용량이 증가했고 사용자가 배출할 때도 일반 쓰레기로 버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환경부와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먹는샘물 제조사 10곳과 환경부가 무라벨 생수 사용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참여한 10개 업체는 올해 안에 무라벨 페트병 2만 톤을 생산키로 했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이날 협약식에서 "무라벨 페트병은 생활 폐기물 탈플라스틱 대책 핵심 내용인 플라스틱 감량과 재활용 촉진법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에스테르와 섬유를 섞어 만든 부직포를 원단으로 사용하는 물티슈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지난 2019년 국내 물티슈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2278억 원 규모에서 2019년 4998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티슈 시장이 유아용이 비중이 매우 컸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다양한 사용처 전용 물티슈를 출시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갔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사용량이 늘어 작년 물티슈 시장 규모는5000억 원을 훨씬 상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포장 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재활용법을 개정하면서 포장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물티슈는 쏙 빠져있다"며 "물티슈 원단엔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함유돼 있고 분리배출도 할 수 없어 땅속에 묻히는 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과거 플라스틱 저감하겠다고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나 일회용 컵은 규제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처사"라고 말했다.

경기도가 진행한 물티슈 관련 인식도 여론조사에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면 물티슈 사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91%(사진 상)에 달했고 물티슈 배출은 주로 일반쓰레기(72%)로 배출 되고 있다고 확인됐다. ⓒ경기도
경기도가 진행한 물티슈 관련 인식도 여론조사에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면 물티슈 사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91%(사진 상)에 달했고 물티슈 배출은 주로 일반쓰레기(72%)로 배출 되고 있다고 확인됐다. ⓒ경기도

■정부와 지자체, 국회에서는 물티슈 사용억제품목 포함 요구

작년 6월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판매용과 홍보용 물티슈 5종을 분석한 결과 판매용은 한장당 최대 75개, 홍보용은 최대 300개 이상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당시 한 부산시의원은 "홍보용 물티슈는 종이성분이 거의 없다"며 "환경부에서 적극나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경기도에서 진행한 '물티슈 사용실태 및 인식조사'를 분석한 결과 18세 이상 경기도민이 하루 사용하는 물티슈 양은 5100만 장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물티슈의 원재료가 폴리에스테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35%에 불과했고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경기도민은 44%, 천연펄프나 면으로 알고 있는 응답자는 20.5%였다. 또 이조사에서 '물티슈 한 장이 썩는데 100년 이상 걸린다는 사실'을 알리자 환경오염 심각성을 고려해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사용을 줄일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관련 조사 전 작년 12월 23일께 종이컵이나 비닐봉투 처럼 폐기물부담금 부과대상과 1회용품 목록에 물티슈를 추가하는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작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미향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 초선)은 "일회용 물티슈 원단은 재활용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만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일회용 물티슈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환경부는 작년 말 '일회용 물티슈' 등을 사용억제품목 확대와 관련한 연구용역을 통해 관리방안을 만들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비자가 물티슈로 책상을 닦고 있다. (사진 / 강민 기자)
한 소비자가 물티슈로 책상을 닦고 있다. (사진 / 강민 기자)

■공공기관 중심 ‘물티슈 대신 손수건’과 물에 잘 녹는 물티슈 출시

지난달 4일 조명래 환경부장관으로부터 시작된 플라스틱 저감운동인 고고챌린지에 참여 기관장이 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일회용품 대신 손수건을 사용 등 일회용품 사용을을 자발적으로 억제하자는 취지다. 특히 공공기관장이 나서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에는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지명을 받아 이 챌린지에 동참했다.

위생용품 업계는 과거 물티슈가 유아용품 등으로 사용되는 점 때문에 화학물질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침을 겪은 바 있다. 폐플라스틱 원단 이슈에는 물에 잘녹는 물티슈 또는 종이 원단 물티슈를 출시하면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물티슈가 부침이 많다. 위생 이슈로 업계가 떠들썩하다가 안전해지니 플라스틱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며 “썩지 않는 폐플라스틱 이슈를 넘기 위해서는 썩는 비 플라스틱 원단을 사용하는 수 밖에 없다. 사실 판매용 물티슈는 홍보용이나 식당들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물티슈와는 품질 차이가 나지만 폴리에스테르 함유 원단 이슈에서는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현재는 하수관이 막히지 않도록 물에 잘 녹는 물티슈, 종이 원단 물티슈 등이 출시된 상태로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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