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형준, 잘못 인정하고 진상규명 협력해야...어설픈 물타기 말아야"
박형준 "선거공작...하늘에 맹세코 불법사찰 알지도 들은 적도 없다"
홍준표 "민주당, 부산선거 어떻게든 이겨 보겠다는 책동...씁쓸하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사포커스DB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 둔 가운데 이명박(MB) 정부 시절 불법사찰 개입 의혹을 두고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향한 여권의 총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MB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야당은 '선거용 정치공작'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는데 선거가 모든 잘못을 덮는 방편이 될 수 없다"면서 박 후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규모가 상상을 뛰어넘는다"면서 "어설픈 물타기를 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진상규명 협력하는 게 옳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는 "비정상적 수집 문건이 20만건, 대상자는 무려 2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보고처가 청와대·민정수석·정무수석·비서실장·국무총리로 돼 있는 자료도 있다고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총리실이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을 보고받았는지, 보고받은 사람은 누구였는지,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겠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김태년 원내대표도 "박형준 예비후보는 본인이 알고 있는 불법사찰 전모를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고백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공개된 이명박 국정원 사찰 보고서에 배포처가 민정수석실, 정무수석실, 총리실이라고 명확하게 적시돼 있는데 당사자인 박형준 당시 정무수석은 '사찰보고서를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선거 공작이라고 적반하장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일각에서는 여당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를 저격한 것이며, MB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박 후보의 약점을 잘 간파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박 후보는 지난 15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하늘에 맹세코 그런 사실을(불법사찰) 알지도 못하고 들은 적도 없다. 정무수석실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다"며 "부산시장 유력 후보인 나를 겨냥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 공작이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 시절에도 사찰 당했고 심지어 우리가 집권했던 시절에도 사찰 당했지만 그냥 그렇게 하는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며 "나는 검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40여 년간 끝없이 사찰당해도 아무런 불만이 없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공직자는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살아야 한다"며 "사찰을 겁을 낼 정도로 잘못이 많으면 공직자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사찰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공직 생활을 하면 사찰해 본들 뭐가 문제가 되나"며 "해묵은 사찰 논쟁을 일으켜 부산 시장선거에서 이겨 보겠다는 책동을 보면 씁쓸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MB 시절 사찰당했다고 떠드는 우리당 의원들에게 (여당 측 의원들이) '무얼 잘못 했기에 사찰 당하고 또 사찰 당했다고 떠드냐'라며 공개적으로 면박을 준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 후보와 함께 경선 중인 국민의힘 이언주·박민식·박성훈 예비후보들은 박형준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이날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언주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는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과거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한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박민식·박성훈 후보들도 저와 같은 생각"이라며 "정권 교체를 위한 정의롭고 도덕성이 검증된 후보여야지만 민주당을 꺽고 부산의 변화와 혁신을 도모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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