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업체 CATL, 현대차 2차·3차 ‘E-GMP’ 배터리 물량 다수 수주
업계, “중국 시장 매력적이지만...”, “배터리 공급처 다양 필요”

고영은 현대자동차그룹 상무가 작년 12월 현대차 그룹이 진행한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에서 'E-GMP'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유튜브
고영은 현대자동차그룹 상무가 작년 12월 현대차 그룹이 진행한 'E-GMP 디지털 디스커버리’ 행사에서 'E-GMP'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유튜브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현대자동차 'E-GMP' 3차 배터리 물량 절반 이상을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이 절반이상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현대차그룹이 ‘중국몽’에 동참하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차가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맞춘 선택이라는 분석과 중국 배터리 의존으로 향후 전기차 AS 및 사고 발생시 사후 대책에도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완성차 및 2차 전지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3차 배터리 물량을 중국 업체인 CATL과 SK이노베이션이 수주했다. 이번 3차 배터리 물량 규모는 9조 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2023년 이후 출시하는 전기차에 탑재된다. 이번에 수주업체로 이름을 올린 CATL은 작년 16조 원 규모 현대차그룹 전기차 배터리 2차 입찰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공동 납품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이번 CATL이 연속으로 수주를 따낸 데에는 가격적인 메리트와 중국 전기차 정책이 한 몫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CATL 제품은 비슷한 성능의 한국기업 제품과 비교해 80%정도 가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은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있어 자국 회사 배터리가 탑재돼야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세금을 줄여주는 비관세 장벽을 치고 있다. 이와 같은 중국 정부 전기차 정책영향으로 CATL의 작년 글로벌 점유율은 24%로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점유율을 제외하면 글로벌 점유율이 6.5%에 불과하고 점유율은 5위로 급하강 할정도로 자국 어드밴티지가 강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관세 장벽을 넘어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선택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격메리트와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양날의 검이라는 지적이다. 2차전지 업계 전체 시장으로 보면 한국 배터리 글로벌 점유율이 감소하는 점과 전기차에서 배터리는 핵심부품이고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타국 배터리 사용률이 높아지면 향후 국내 배터리 사업 안정성과 공급 안정성에도 영향이 간다는 것이다.

2차 전지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중국은 전기차가 100만대가 넘었고 아시아에서는 드물게 보조금이 없어도 정상적인 시장기능을 할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고 있어 전기차 업체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시장성 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다른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해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마냥 긍정적이지만도 않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2차전지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2차전지 사업은 지금 한참 성장하고 있는 분야로 한국이 기술이나 점유율 등 질과 양적 측면에서 선도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라며 "비관세 장벽과 기술 메리트 때문에 산업 초기 단계부터 단기 효과에 집중하다보면 애플카도 거부한 현대차가 본의 아닌 '중국몽'에 동참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 현대차그룹은 향후에 배터리 공급처 다양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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