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거취를 일임하면서 사실상 사의를 거두고 업무에 복귀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힌 가운데 국민의힘이 "놀라운 반전"이라며 "그에 의해 감찰 대상으로 지목됐다고 보도된 박범계 법무장관이 자리를 지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22일 압박하고 나섰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신 수석이)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으면서도 복귀를 결심한 까닭이 궁금하다"며 "청와대로 복귀하며 앞으로 어떻게 법무장관을 평생 안 볼지는 더 궁금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배 대변인은 "법무장관의 '대통령 패싱'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민정수석을 다시 거두려면 당연히 법무장관을 해임해야 영(令)이 서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그는 "소신을 접은 것은 과하지욕(袴下之辱, 마음에 큰 뜻을 품은 사람은 작은 부끄러움을 감수한다)인가, 아니면 (향후 검찰총장 인선에) 주도권을 약속 받기라도 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신 수석과 박 장관) 둘이 병존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계속되는 한 청와대는 본격적인 레임덕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복귀한 신 수석을 향해 "곧 단행되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 결과를 보면 신 수석이 박 장관이 언급한 '우리 편'이 된 것인지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바라건대 신 수석의 이번 결정이 검찰총장이나 감사원장처럼 나라의 중심을 제대로 잡기 위한 귀환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통령께서는 아울러 이 소동을 계기로 정권 말 공직기강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밝히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신현수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고, 직무를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 수석이) 오전 (문 대통령 주재 참모진) 티타임에도 참석했고, 오후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도 참석할 예정"이라며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일단락된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 수석의 사의 파동이 봉합된 것으로 보이나 봉합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설도 흘러 나왔다. 이들은 지난해 '추미애-윤석열'의 갈등 구도가 '박범계-신현수'로 재현된 것이라면서 그 둘도 서로 공존할 수 없는 사이라며 '불씨'는 살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박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 수석의 '패싱' 의혹에 대해 "제가 장관으로서의 금도를 벗어난 행동을 한 바는 없다"며 "검찰개혁을 위한 인사를 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제 판단으로는 청와대든 대검찰청이든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이날 회의에서 신 수석이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에 들어간 이후 접촉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돌렸다.

일각에서는 신 수석과 박 장관의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은 사실로 봐도 무방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