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왜 서울시민들이 1차 경선서 날 택했겠나”…나경원 “1대3 싸움 같다”

(좌측부터) 19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2차 토론에 참석한 오신환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나경원 전 의원. ⓒ시사포커스TV
(좌측부터) 19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2차 토론에 참석한 오신환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나경원 전 의원.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오세훈·오신환, 나경원·조은희 조로 나뉘어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2차 토론이 진행된 19일 2개 조 중 1개조는 평온했던 지난번과 달리 이날 토론은 내내 설전이 오가며 장내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앞서 1차 토론 당시 나경원 전 의원에 날선 공세를 폈던 오신환 전 의원은 이날 토론에서도 상대방을 거세게 몰아붙였는데, 특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직을 건 뒤 자진사퇴했던 전력을 꼬집어 “앞으로 단일화 과정에서 계속 민주당이 공격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라 생각한다. 문재인 정부를 심판해야 하는 선거인데 자칫 잘못하면 역심판론에 우리가 말려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저는 오히려 훈장이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1차 예비후보 뽑을 때 왜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은 숫자가 저를 선택했겠나”라며 “오 전 의원처럼 해석하는 분도 있지만 발전적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줬던 그 기회 덕분에 쌓았던 경륜을 사장시키게 되는데 과연 그게 유권자들이 바라는 걸까”라고 맞받아쳤다.

반대로 부동산 공약을 논할 때는 오 전 시장이 오 전 의원을 거세게 몰아붙였는데, 오 전 의원의 반반 아파트 3만 가구 공약을 꼬집어 “3만이면 200만 청년 중 30분의 1인데 형평성이 유지될까. 집 하나면 몇 억을 가질 수 있는데 로또에 가까운 이익을 일부에 드리는 문제가 있다”며 “또 자료 보니까 태릉골프장 부지, LH부지 등 국유지던데 돈을 주고 사든지 서울시 땅을 주고 맞교환해야 해 부지확보에 드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반값아파트로 공급하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다만 오 전 의원도 3만 가구 밖에 안 된다는 물량에 대한 지적에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공기여분이 나오지 않나. 공공기여에서 50%는 지금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분양하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는데, 여기에도 오 전 시장이 “정부기여분을 떼어내 환매조건부 주택으로 분양하면 임대주택 숫자가 그만큼 줄어들지 않느냐”고 일침을 가해 결국 오 전 의원이 “지금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넘어 아무리 공급 확대해도 무주택서민이나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토지를 국공유지 보유하면서 낮은 가격으로 (집을) 공급하고 그 속에서 자산축적을 통한 주거사다리 역할을 하는 그 포인트를 본 것”이라고 항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오 전 의원도 당하지만은 않겠다는 듯 오 전 시장의 공약을 겨냥해 날선 지적을 쏟아냈는데, 서울 3대축 경제공약에 대해선 “바이오 같은 경우는 강서, 금천으로 옮기고 마포는 (기존에) 핀테크 사업 진행되고 있는데 그걸 VR, AR로 바꾸고 뒤죽박죽해놨다”고 꼬집었으며 오 전 시장이 “바이오는 홍릉에서도 할 수 있지만 마곡에서도 할 수 있는 거다. 축을 3개로 긋든 5개로 긋든 그날의 핵심은 용산이고 용산을 실리콘밸리 같은 보물창고로 만들겠단 게 빠져 있어 거기에 중점 두겠다는 공약”이라고 반박하자 “그럼 거점지역이란 의미가 없다. 이미 1조9천억원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거라 충분히 감안해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그나마 서로 견해는 상반됐지만 나름의 논리로 팽팽하게 맞선 부분은 국회의 세종시 이전 문제였는데, 오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이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했다면서 “국회 정도가 옮겨가는 것은 서울시 경제에 별 영향 없다고 말했는데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 생각한다. 청와대와 대통령은 그냥 서울에 두고 국회만 세종시에 가면 어떻게 견제와 감시를 계속 하겠나”라며 국회 이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 오 전 시장은 “저출산 고령사회로 전국의 시·군·구가 전부 소멸위험에 처해 있다. 서울만 살 게 아니라 맏형 노릇하자는 의미에서 오픈마인드로 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뒤이어 진행된 나경원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토론은 한층 날선 발언이 오가면서 상호 격론을 벌였는데, 조 구청장은 나 후보의 ‘독하게 섬세하게’란 슬로건부터 꼬집어 “독할지는 몰라도 섬세하지 않다”면서 백신 셔틀버스 공약에 대해서도 “골목주차장에서 맞는다면 어르신들은 이를 15~30분 기다리다가 위험할 수 있다. 정책은 보다 섬세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조 구청장은 “나 후보 공약인 숨통트임론과 기본소득론, 아동수당 등 보면 (서울시 1년 예산보다) 최소 15~17조원이 더 든다. 순수예산은 35조원이고 교육청, 자치구에 가는 9조원을 빼면 26조원이 남는다”며 “26조원에서 13조원은 복지비로 쓰고 나머지 13조원으로 월급도 주고 도로도 고치는데 대체 어디서 17조원을 가져올 것인가. 나 후보는 공약의 전체 예산을 계산해보지 않았나”라고 나 후보를 압박했다.

결국 나 전 의원이 “전체 예산은 계산하지 않았다”고 답변하자 조 구청장은 “그러니 섬세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는 오신환 후보가 나 후보를 향해 나경영이라고 할 때 메타포라고 생각했는데 나 후보 공약에서 재원을 보면 정말 허경영이 될까봐 걱정”이라며 비꼬았고 나 전 의원은 “조 후보가 오세훈 후보와 토론할 때와 사뭇 다르다. 확실히 1대3 싸움인 것 같다”고 응수했다.

급기야 두 후보의 설전이 격해지자 사회자까지 나서서 중재하기도 했는데, 상대적으로 관심을 많이 끌지 못했다면서 경선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 1차 토론보다는 이번 2차 토론이 훨씬 격렬하게 진행됐다는 데엔 일단 별 이견이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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