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신환, 패스트트랙 책임 등 공방…오세훈·조은희, 與 박영선 비판에 집중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첫 TV토론을 놓고 나경원·오신환 후보 조와 오세훈·조은희 후보 조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1차 맞수토론에서 오신환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토론은 상호 설전이 이어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된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상대방 견해에 공감대를 표하거나 공약에도 호평을 보낸 것은 물론 한 목소리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차이를 보였다.
먼저 오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을 겨냥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말했는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분이 그걸 말하니 될 것도 안 된다. 강경보수 깃발 들고는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 후보도 알지 않나”라고 일침을 가하자 나 전 의원은 “제가 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냐.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성향”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 전 의원은 “자꾸 강경보수 말하는데 원내대표 시절에 우리가 저항했던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조국 사태 때 온 국민이 광화문 나갈 때 우리는 지켜보는 게 맞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는 오 전 의원의 지적에도 “지금 우리 당에 안 후보보다 지지율 잘 나오는 사람 없다”고 응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나 전 의원은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오 전 의원에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당시 오 후보가 바른미래당 당론을 따르지 않았어도 됐는데, 아침에 페이스북 글을 올려 강제 사보임 당하면서 촉발됐다”며 “아침에 조용히 가서 반대투표 했으면 그런 헌정유린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직격했고, 오 전 의원은 “저는 거짓말 하는 정치는 할 수 없다”고 맞대응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반면 오 전 시장과 조 구청장은 서로 설전을 벌이기보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를 공격하는 데에 주로 집중했는데, 박 예비후보의 21개 다핵도시 공약에 대해 조 구청장이 “제가 작년 국회 포럼과 제 책에서 25개 다핵도시를 얘기했는데 이것을 (박 후보가) 21개로 줄였다. 그렇다면 기초단체장 입안권은 어떻게 되는지 참 행정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자 오 전 시장도 “21개 다핵도시 얘기 들으면서 각 중심부마다 수직정원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고 박 예비후보를 직격했다.
이 뿐 아니라 오 전 시장이 박 예비후보의 30만호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공약에 대해서도 “송파구 면적 정도의 빈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더니 방법론으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말했다”고 일침을 가하자 조 구청장이 “그 면적을 다 활용해도 절대 안 되는데, 안 되는 말을 책임 없이 하는 것”이라고 거드는 등 한 목소리로 박 예비후보를 비판했다.
심지어 박 후보 공격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까지 겨냥 “대통령은 모더나 CEO와 통화할 때는 TV에 나오고 백신 공급이 안 될 때는 숨었다. 러시아 백신 얘기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발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조 구청장이 백신 문제를 꺼내자 오 전 시장이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회피하는 그런 입장이라 생각하고 12월까지 집단방역? 전 이대로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화이자 7000만명분 이상 확보했기에 올해 내 집단방역이 가능한데 일본과 비교하면 처참한 상황”이라고 역설하는 등 정부 성토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서로의 공약에 대해선 칭찬까지 하면서 훈훈한 모습까지 보여줬는데, 오 전 시장은 조 구청장의 ‘횡단보도 그늘막’이나 ‘공유 어린이집’ 등을 들어 “진정한 위민행정”이라고 극찬했다면 조 구청장은 “오 전 시장은 저와 서울시장-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존경하는 동반자”라고 호응하는 등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다보니 마무리 발언에서도 오 전 시장은 “원팀이 돼 힘을 합치겠다. 칭찬할 것은 하면서 반드시 서울시정을 찾아오겠다”며 경쟁 후보와 공방을 벌이기보단 거듭 결속을 강조했는데, 앞서 있었던 나 전 의원과 오 전 의원 간 토론 분위기와는 극명하게 대비됐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