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신환, 패스트트랙 책임 등 공방…오세훈·조은희, 與 박영선 비판에 집중

16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맞수토론에 참석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TV
16일 오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맞수토론에 참석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시사포커스TV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첫 TV토론을 놓고 나경원·오신환 후보 조와 오세훈·조은희 후보 조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1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1차 맞수토론에서 오신환 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의 토론은 상호 설전이 이어지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된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상대방 견해에 공감대를 표하거나 공약에도 호평을 보낸 것은 물론 한 목소리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판하는 데에 집중했다는 차이를 보였다.

먼저 오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을 겨냥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말했는데, 가장 오른쪽에 있는 분이 그걸 말하니 될 것도 안 된다. 강경보수 깃발 들고는 승리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 후보도 알지 않나”라고 일침을 가하자 나 전 의원은 “제가 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냐.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성향”이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나 전 의원은 “자꾸 강경보수 말하는데 원내대표 시절에 우리가 저항했던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조국 사태 때 온 국민이 광화문 나갈 때 우리는 지켜보는 게 맞았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뒤지고 있다는 오 전 의원의 지적에도 “지금 우리 당에 안 후보보다 지지율 잘 나오는 사람 없다”고 응수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나 전 의원은 패스트트랙 사태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오 전 의원에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당시 오 후보가 바른미래당 당론을 따르지 않았어도 됐는데, 아침에 페이스북 글을 올려 강제 사보임 당하면서 촉발됐다”며 “아침에 조용히 가서 반대투표 했으면 그런 헌정유린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직격했고, 오 전 의원은 “저는 거짓말 하는 정치는 할 수 없다”고 맞대응하면서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반면 오 전 시장과 조 구청장은 서로 설전을 벌이기보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를 공격하는 데에 주로 집중했는데, 박 예비후보의 21개 다핵도시 공약에 대해 조 구청장이 “제가 작년 국회 포럼과 제 책에서 25개 다핵도시를 얘기했는데 이것을 (박 후보가) 21개로 줄였다. 그렇다면 기초단체장 입안권은 어떻게 되는지 참 행정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자 오 전 시장도 “21개 다핵도시 얘기 들으면서 각 중심부마다 수직정원을 만든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고 박 예비후보를 직격했다.

이 뿐 아니라 오 전 시장이 박 예비후보의 30만호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공약에 대해서도 “송파구 면적 정도의 빈 땅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더니 방법론으로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를 말했다”고 일침을 가하자 조 구청장이 “그 면적을 다 활용해도 절대 안 되는데, 안 되는 말을 책임 없이 하는 것”이라고 거드는 등 한 목소리로 박 예비후보를 비판했다.

심지어 박 후보 공격에 그치지 않고 문재인 정부까지 겨냥 “대통령은 모더나 CEO와 통화할 때는 TV에 나오고 백신 공급이 안 될 때는 숨었다. 러시아 백신 얘기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발언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조 구청장이 백신 문제를 꺼내자 오 전 시장이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회피하는 그런 입장이라 생각하고 12월까지 집단방역? 전 이대로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화이자 7000만명분 이상 확보했기에 올해 내 집단방역이 가능한데 일본과 비교하면 처참한 상황”이라고 역설하는 등 정부 성토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또 서로의 공약에 대해선 칭찬까지 하면서 훈훈한 모습까지 보여줬는데, 오 전 시장은 조 구청장의 ‘횡단보도 그늘막’이나 ‘공유 어린이집’ 등을 들어 “진정한 위민행정”이라고 극찬했다면 조 구청장은 “오 전 시장은 저와 서울시장-부시장으로 호흡을 맞췄던 존경하는 동반자”라고 호응하는 등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다보니 마무리 발언에서도 오 전 시장은 “원팀이 돼 힘을 합치겠다. 칭찬할 것은 하면서 반드시 서울시정을 찾아오겠다”며 경쟁 후보와 공방을 벌이기보단 거듭 결속을 강조했는데, 앞서 있었던 나 전 의원과 오 전 의원 간 토론 분위기와는 극명하게 대비됐다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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