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자 구도" 외치던 김종인, 안-금 단일화 불발 조짐에 당황
安 단일화 요구에 "몸 달았다"며 나무라던 金 "단일화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 성사를 위한 전략적 행보인가?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안철수-금태섭'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엇박자를 내며 불발될 조짐을 보이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단일화는 한 사람의 개인기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모두의 팀플레이로 이뤄지는 필승 전략"이라고 15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행여나 후보 한 명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면 모두 죽는, 공존 (또는) 공멸의 상황"이라며 "4월 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야권 후보의 단일화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공언했다.
여기서 김 위원장이 '나 혼자 살겠다고 고집'하는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김종인 위원장의 입장 변화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 만 해도 "3자 구도로 가더라도 국민의힘이 이긴다"며 단일화에 대한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식의 모습을 보였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안 후보가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 달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단일화는 우리 당 후보가 단일화되면 가능하다"며 "뚱딴지 같은 소리 말라"며 거절했었다.
더욱이 지난 달 말까지만 해도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몸이 달아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며 안 대표의 단일화 요구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었다.
그 후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안 후보와 금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 일정에 맞춰 '제3지대 단일화 하겠다'는 소식을 접하자 "매우 반갑게 생각하고 모두가 한 식구하는 마음으로 노력하자"며 입장 변화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금태섭 후보'가 야권 단일화 합류로 인해 태도 변화를 보이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를 위한 전략적인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단일화에 대한 태도 변화를 두고 '숨겨진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금태섭 후보를 이용해 그간 걸림돌이었던 안철수 후보를 밀어낼 수 있는 계략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안 후보와 금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단일화 후보 협상에 대해 한 후보당 한 번만 TV토론이 가능하다'는 선거법 규정에 따라 기존 협의된 두 차례의 TV토론 계획에 비상등이 켜지며 단일화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