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미국 상장에 “도대체 어느나라 기업이야?” 관심
미국 상장한 이유 다양한 의견 분분…검은머리 외국인 ‘체리피킹?’
유통 메기 ‘쿠팡’ 국내 유통업계 업그레이드 시키나

일본인 손 마사요시 소프트 회장(사진 좌)과 미국인 김범석 쿠팡INC대표가 손을 맞잡고 있다. ⓒ쿠팡
일본인 손 마사요시 소프트 회장(사진 좌)과 미국인 김범석 쿠팡INC대표가 손을 맞잡고 있다. ⓒ쿠팡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쿠팡은 한국태생 미국인 경영인이 창업한 미국기업으로 일본인이 운영하는 투자회사가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게 한 기업”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을 했다는 소식을 접한 한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의 한 줄평이다.

미국 회사인 쿠팡INC(쿠팡LLC에서 전환)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신청을 했다. 종목코드는 CPNG다. 이번 상장을 계기로 쿠팡이 한국기업인지 미국기업인지 논란과 또 일본인 소유 기업인지 과거 일본 불매운동 이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INC가 지난 12일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해 美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 500억 달러 가치가 있다고 추산했고 블룸버그는 300억 달러를 추산했다.

쿠팡이 한국에 상장하지 않고 미국에서 상장하는 데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있다. 국내에서는 보장 되지 않는 '차등의결권', 원래 미국기업, 손 마사요시(손정의) EXIT에 따른 대규모 투자금 모집 필요, 한국 보다 수월한 미국 직상장 등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 최대수혜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투자금 7배 이익 실현 가능성

작년 3분기에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은 쿠팡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마사요시 회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비전펀드를 통해 쿠팡에 27억 달러를 투자했다. 쿠팡의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할 때였다. 투자를 통해 비전펀드가 소유한 쿠팡 지분은 37% 가량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일본기업 보이콧 분위기가 활발했을 때 일각에서 손 마사요시 회장의 비전펀드 투자규모를 근거로 들면서 쿠팡이 일본기업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당시 쿠팡은 일본 기업이라는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국내에서 운영한다"며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해 이미 2만5000여명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연건 1조원 인건비를 지급하며 물품 구매대금 99% 이상이 국내 납품업체에게 지급되고 플랫폼 입점 판매자와 쿠팡고객 99% 이상이 우리국민"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쿠팡 모회사인 쿠팡LLC(당시) 최대주주가 비전펀드이기 때문에 배당금이 일본으로 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영업손실을 기록중으로 이익을 못냈기에 배당이 나갈 이유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현재 쿠팡 기업가치가 최대 55조 원까지 추산되면서 비전펀드는 20조 원에 가까운 투자이익을 실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과거 쿠팡이 설명했던 일본으로 배당금이 나갈 이유가 없다는 내용이 역전됐다.

■ 미국인이 창업한 미국기업이니까 미국에서 상장, 차등의결권 때문 등 의견 분분

작년 4월 공개된 쿠팡 2019년 감사보고서 발췌 ⓒ금융감독원
작년 4월 공개된 쿠팡 2019년 감사보고서 발췌 ⓒ금융감독원

이번에 상장하는 기업은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INC다. 국내에서 운영중인 쿠팡은 사업회사의 성격이 강하고 쿠팡INC가 100%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 자회사이며 향후에도 정보 공개가 되지 않는 100% 비상장 자회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이 미국증권가에 상장했을 뿐이고 다만 사업을 한국에서 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다는 반응이다. 또 미국기업인 쿠팡INC 대표인 김범석씨도 미국인이다. 김 대표는 중학교 당시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이후 미국시민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군 복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체리피킹'하는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내용이 한 때 회자되기도 했다.

이번 상장신청서에 1:29의 차등의결권 내용도 나온다. 창업자의 기업지배력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INC대표가 2%의 주식만 소유해도 58%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는 재벌들의 기업지배권 확보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최근에는 유니콘 기업들이 '규제'라고 강하게 반발 하고 있는 제도다. 미국에 상장해 차등의결권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직상장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쿠팡의 미국 직상장은 작년 코로나19 상황과 미국내 투자분위기 활성화 등이 돈이 필요해진 쿠팡의 현재상황과 맞아 떨어졌고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해 대규모 투자금을 모집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미국 증권거래소위원회 규정에 따라 아무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 쿠팡, 작년 글로벌 TOP5 국내 전자상거래서 11% 차지

쿠팡이 제출한 상장신청서에 따르면 '쿠팡의 미래'는 비교적 탄탄해 보인다. 전자상거래 규모가 현재 세계에서 5번째인 시장(115조 원 수준, 출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작년 13조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3년 478억 원 수준에서 7년간 275배 달하는 성장세를 보였고 특히 지난 2019년 7조 원 수준 대비 100%에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쿠팡은 매출만 성장한 것이 아니다. 인프라 기반도 확보했다. 이 기간동안 물류센터 등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전국 30개 도시에 약 150개 물류센터를 구축했고 국민의 70%는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11km이내에 거주하고 있다고 나타났다. 이를 기반으로 한 로켓프레쉬 등 빠른 배송이 가능할 수 있도록 라스트 마일 서비스를 강화해왔다.

2019년 부터 시작한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로켓와우'를 통해 회원 락인 효과를 강화했고 최근엔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로 회원 혜택을 강화했다. 작년 로켓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470만 명으로 전체 회원의 3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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