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평 않는다더니 계속 입 여는 유시민, 대권 등판설 ‘솔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친문 후보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차출될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초 친문 후보로 유력하게 꼽혀온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자녀 입시비리를 비롯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일찍이 어려워졌고 또 다른 후보군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조차 이미 지난해 11월 댓글조작 혐의로 2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 좀처럼 친문 대선주자라 할 만한 인물 없이 여당의 대권 경쟁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호남 출신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양자 구도로 이어져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 지사 독주에 가까울 정도의 상황이 계속되면서 비문 출신인 이 지사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그동안 이 지사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을 비롯해 문재인 정부와 일부 온도차를 보이면서 자신을 부각시키는 자기정치식 행보도 보였던 만큼 그에 맞서기 위한 제3후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래선지 정세균 국무총리가 제3후보 대권 행보에 나섰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는데, 지난해 1월 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2022년 대선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전혀 그런 생각 없다”고 일축했던 모습과 달리 지난 4일엔 외신 인터뷰에선 그간 대선후보인 이 지사가 내세우던 기본소득제를 적절치 않다고 꼬집은 데다 지난 6일엔 지난 2012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전북 ‘국민시대’가 3기 출범식을 개최하자 축사를 전하는 등 대권 채비에 본격 나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정 총리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아직 한 자리 수에 그치고 있고 그 역시 친문 출신은 아니란 점에서 친문 측이 기대하는 제3의 후보는 따로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데, 그러다 보니 유 이시장 차출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지난 2019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기자간담회에서 유 이사장 스스로 “제가 직접 권력을 잡아 국가권력의 작동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는 하지 않겠다”며 선거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아직 대선까지 1년 1개월 남아있고 정권 지지 여부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4월 재보선에서 여당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차기 대선에서 친문 후보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은 한층 분명하게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대선 경쟁 과정에서 문 대통령을 ‘어벙이’로 칭했던 혜경궁 김씨 사건 등 친문과 앙금이 깊은 이 지사가 대권을 쥘 경우 당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친문의 입지가 흔들리게 될 수도 있기에 여당이 벼랑 끝으로 몰리지 않는 이상 친문 후보 등판 가능성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지난 8일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 필요한 게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이 지사에 일침을 가한 것도 친문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내부 분위기를 일견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이 지사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주당 탈당설이나 당내 제3후보론에 대해 직접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인데, 9일 O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탈당설 관련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와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데 제가 왜 나가느냐. 극히 소수의 소망”이라고 일축했으며 당내 제3후보론에 대해서도 “저보단 대체 당할 수 있는 분(민주당 대선주자 지지율 2등)이 억울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이처럼 제3후보론이 떠오르면서 후보군으로는 임 전 실장이나 김두관 의원, 최재성 정무수석 등 대표적인 친문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당선을 위한 확장성과 대중적 인지도 등을 고려한다면 유 이사장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어 유 이사장 차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 이사장이 지난 2019년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등을 통해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의 금융거래 정보를 열람했다고 주장했다가 의혹 제기 1년 만인 지난달 22일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란 의심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검찰에 사과 드린다”며 갑자기 고개를 숙인 데 대해서도 이미 지난해 8월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가 유 이사장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 고발한 만큼 자칫 피선거권이 박탈될까 자세를 낮춘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유 이사장이 당시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일절 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지 불과 일주일 만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내놓으며 스스로 논란을 촉발시켰고, 사흘 전인 지난 6일에도 유튜브 ‘알릴레오 시즌3’에 나와 86세대를 두둔하는 입장을 내놓는 등 정치적 발언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어 선거에 직접 출마하지 않겠다던 그의 과거 발언 역시 얼마든 뒤집힐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래선지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선 유 이사장이 지난달 22일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했던 데 대해 검찰에 사과하자마자 견제구를 던지듯 맹공을 퍼부었는데, 유 이사장과 유튜브 합동방송을 하기도 했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지난해 3월 28일 ‘TV홍카콜라’에서 여권의 차기 대선후보로 “이 전 총리(이낙연)는 페이스메이커로 본다. 이재명이나 유시민이 대선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던 만큼 이 같은 시각이 현실화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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