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들, 기본소득 정책 두고 불협화음 또 시작...
이재명 "이쪽 저쪽 공격 당하고 꾸중 듣지만 줄기차게 말하는 이유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
이낙연 "이재명, 기본소득은 알래스카 밖에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제도 될 수 없어"
임종석 "사대적 열패 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닌 비난으로 들린다"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시사포커스DB
(왼쪽부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인지상정의 문제도 아닌 죽고 사는 문제"라며 "이번 설 연휴 만큼이라도 전통시장에 재난기본소득이 많이 소비돼 작은 온기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8일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급한 마음에 갔다"며 경기도 김포시의 한 전통시장을 급히 방문했던 사진을 공유하며 "벼랑 끝 까치발도 한계가 있다"면서 글을 올렸다.

그는 "임대료를 버티지 못해 문을 닫은 상점이 많다"며 "처음 찾아간 떡집 사장님이 '재난기본소득 효과를 기대한다'며 애써 웃음 지으셨지만, 그간의 고통이 남긴 그늘 진 표정은 숨기지 못하셨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따지고 보면 코로나19 이전에도 중소상공인을 비롯한 서민들의 삶, 팍팍했다. 거대자본에 프렌차이즈에 대형마트에 밀리고 밀려 계속 벼랑 끝으로 몰리던 참이었다"면서 "남은 한 뼘 공간에 까치발 들어 겨우 버티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또 반 뼘쯤 좁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분들께 언제까지 버텨주십사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으며 "이쪽 저쪽에서 공격도 당하고 꾸중도 듣지만, 줄기차게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본소득, 지역화폐 등을 말씀드리는 이유"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재명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며 "이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월 50만원이 아직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이미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스에서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되는 대목"이라며 "물론 이런 계산을 몰라서 주장하시는 것이 아닐테지만, 그래서 더욱 건강하고 활발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 지사를 향해) '기본소득은 알래스카 밖에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제가 될 수 없다'고 말을 해 (이 지사가) 화를 많이 냈다"며 "(이 대표의)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며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그분은 명색이 우리가 속한 민주당의 대표"라며 "사대적 열패 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때로는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양극화 세상에서)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쓰는 것이 미래 세대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않으면서 더 공정한 것일까요"라고 따져 물으며 "이 지사님 표현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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