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허가 여부 발표
투여 대상 범위 좁아져…효능에 대해 부정적 의견도 있어
공매도 재개도 주가에 변수로 작용할 듯

셀트리온 사옥. ⓒ셀트리온
셀트리온 사옥. ⓒ셀트리온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셀트리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의 국내 품목허가 여부가 오늘 결정된다. 그러나 당초 우리나라를 ‘코로나 청정국가’로 만들겠다고 자신한 서정진 회장은 떠났고, 앞선 두 차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서 안정성과 효능을 절반만 인정받으면서 기대와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5일 식약처는 이날 오전 10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렉키로나주에 대한 허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오후 2시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1차 검증자문단과 27일 2차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는 임상 3상 시행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가를 권고했다. 다만 투여 대상에 대해 검증자문단이 경증과 중등증 성인 환자의 투약을 권고한 것과 달리 중앙약심은 고위험군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로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경증 환자가 대부분인데,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만으로는 유의미한 효능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 항체치료제가 변이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셀트리온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셀트리온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 센터장은 지난 2일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과 바이러스 변이 현황’ 온라인 토론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돼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달라질 경우 중화 항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변이 바이러스와 애매하게 결합해 세포 침투와 증식을 도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렉키로나주의 임상 결과가 식약처로부터 온전히 인정받지 못한 만큼 셀트리온이 자신한 해외 진출도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 결과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지만 기존 미국 식품의약처(FDA)로부터 EUA승인을 획득한 리제네론사와 일라이릴리사의 항체치료제보다 효과가 떨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직은 이 자료만으로 실제 미 FDA에 EUA 신청서 제출이 가능한지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셀트리온이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틀 후인 지난해 12월 31일 은퇴했다. 오래전부터 은퇴를 결심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시기와 맞물리면서 일부 주주들은 ‘치료제 개발을 자신하면서 주가를 띄워놓더니 결과가 잘못될 것 같으니 내빼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셀트리온이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고 발표한 지난해 3월 19일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의 주가는 각각 13만6008원, 5만7200원, 2만9024원이었지만, 약 11개월이 올해 2월 4일 종가는 각각 34만1500원(+251%), 14만9700원(+262%), 17만9000원(+617%)으로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정부가 공매도를 금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임상 2상까지의 평가지표를 이미 다 밝혔고, 안정성과 효능이 확보됐다고 판단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한 것”이라며 “결과에 대해 주변 비판이 있긴 하지만 식약처에서 허가가 나온다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진 회장에 대한 질문에는 “예전부터 65세가 되면 은퇴하겠다고 말씀하셨고,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면서 상황이 바뀐 부분이 있다”며 “(서 회장이) 특별히 지시해서 개발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은퇴를 했어도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개발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제 개발 진행 상황을 모두 알고 있고, 현재도 그와 관련된 내용은 다 챙기고 있다”며 “(서 회장의) 은퇴가 치료제 개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

◆ 5월 공매도 재개…셀트리온 주주들 ‘우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이 공매도의 부분 허용을 발표하면서 ‘공매도 잔고 1위’ 셀트리온의 걱정거리가 늘어났다. 금융위원회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구성 종목은 5월 3일부터 공매도를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외국계 기관의 주요 공매도 표적으로,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2일 기준 1조6942억원으로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다. 서정진 회장도 공매도를 비판하며 “정부가 비정상적인 공매도를 금지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공매도를 피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지난 2018년 2월 이전상장했지만 공매도 세력은 여전히 셀트리온을 괴롭히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지난달 31일 “공매도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공매도가 많은 셀트리온과 에이치엘비를 중심으로 단체 주주 행동에 나서겠다”고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서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고 기존 주력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을 최선을 다해서 진행하고,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