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공지 없는 업데이트로 유저들 손해 막심
유저들 “최상위 유저들만 유저냐” 분노 표출
최상위 유저들은 ‘막피’, 중소과금 유저들은 ‘게임 접겠다’ 예고

엔씨소프트가 지난 27일 진행한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지난 27일 진행한 업데이트 이후 유저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엔씨소프트가 개발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리니지M’ 유저들이 심상치 않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운영 과정에서 유저들이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다수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27일 리니지M의 대규모 업데이트 ‘다크 매지션: 흑마법의 분노’를 진행한 후 끊임없는 잡음을 발생시키고 있다.

유저들이 문제를 삼고 있는 부분은 대표적으로 ▲마법사 클래스 체인지 인원 서버 제한 ▲명예코인 스킬북 창고 이동 제한 ▲문양 저장 및 복구 기능 등인데, 게임 내에서 이것들을 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현금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만원까지 과금을 해야 한다. 많은 버그는 오히려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문제는 엔씨소프트 측에서 사전에 공지도 하지 않은 채 막무가내로 진행했다는 것이다.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유저들 입장에서는 업데이트나 패치 하나하나가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도 별다른 설명 없이 진행해 유저들의 뒤통수를 친 모양새다.

유저들은 즉각 환불해달라고 반발하며 나섰고, 일부 유저들은 게임을 접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반발이 계속되자 엔씨소프트는 27일 이후 하루에 한 번 이상 점검 및 보완패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리니지M 한 이용자는 “유저들이 조금만 이득을 보려고 하면 엔씨 측에서 이를 막아버린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사에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업데이트를 한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돈을 들이면서 게임을 하니 엔씨가 이익을 창출하고 주가도 올라가는 건데 ‘우리(회사)가 하는 대로 따라라’ 는 식의 운영을 고수하고 있어 우롱당하는 느낌이 든다. 즐겁게 한 게임이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에 접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지난 31일 불씨에 기름을 붓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억원~수십억원 단위로 과금을 한 최상위 유저(핵과금 유저)들이 엔씨소프트 측에 불만을 표출하자마자 엔씨소프트는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시스템을 업데이트 이전 시점으로 변경하는 ‘롤백’ 조치를 취한 것이다.

엔씨소프트가 사과문을 작성했지만 유저들의 불만을 잡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 홈페이지 캡쳐
엔씨소프트가 작성한 사과문의 댓글이 1000개를 넘어섰다. ⓒ엔씨소프트 리니지M 홈페이지 캡쳐

엔씨소프트는 공지사항을 통해 “문양 저장 및 복구 기능은 기존 고객과의 형평성을 과하게 해치는 점이 확인돼 많은 용사님들께 불편을 끼쳐 드리게 됐다”며 “저장 및 복구 기능을 제거하고, 복구 기능을 사용한 고객들의 문양 관련 정보는 업데이트 이전 시점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리니지M은 고객들이 만든 가치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번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업데이트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공지사항이 올라온 지 약 12시간 만에 댓글은 1000개를 돌파했다. 소과금 유저들이 불만을 제기할 때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큰손’들이 불만을 제기하니 수용하는 모습에 유저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유저들은 “큰손들한테 뒷걸음질 치는 모양이 웃기다”, “업데이트나 패치를 할 때 실수할 수도 있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국내 1위 게임사가 유저 몇 명 목소리에 벌벌 떨고 손바닥 뒤집듯 일처리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이 정도면 김택진이 직접 사과해야지”,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고객들이 돈을 지불하면서 구걸까지 해야 되는 상황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리니지M 개인방송을 하고 있는 BJ들도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최근 유저들이 게임사 본사에 잇따라 트럭을 보내면서 시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리니지M에 대해서도 이 같은 시위가 진행될 때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이템 등의 세부 설정은 게임 내 시스템의 신설, 개편과 상호 영향도에 따라 적절한 밸런스를 위해 조정될 수 있다”며 “운영에 있어 이용자들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리니지M은 이용자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고, 이를 참고해 계속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니지M은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에서 오랜 기간 동안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리니지M은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에서 오랜 기간 동안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캡쳐

리니지M은 리니지2M과 함께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 금융데이터 전문기업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은 약 2조4000억원, 영업이익 8350억원, 당기순이익은 6355억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1%, 영업이익은 74%, 당기순이익은 약 2배 이상 늘었다. 신작 발표가 없었음에도 리니지M에 이어 2019년 말에 출시한 리니지2M의 매출이 지난해 온전히 반영, 실적 성장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리니지M의 최상위 유저들이 막피(마구잡이 PK·플레이어들을 이유 없이 죽이고 다니는 행위)를, 중소과금 유저들이 하나둘 게임을 접겠다고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대응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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