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이번 통화는 신년 인사…바이든과의 취임 축하 통화와 달라”

문재인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좌)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이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40분 동안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새로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보다 앞서 한중 정상통화를 가진 데 대해 이례적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한국의 설 연휴와 중국의 춘절을 앞두고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지난해 5월 13일 이후 8개월 만의 통화로, 양 정상은 북한 비핵화 문제와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협력키로 공감대를 표했으며 문 대통령이 내년에 수교 30주년을 맞는 양국 간 교류 회복 필요성을 역설하자 시 주석도 양국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자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한중 자유무역협정 협정과 미국 주도의 CPTPP 협정 관련 문제도 논의됐으며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2차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정상회담’에 참여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엔 시 주석이 “P4G 회의를 중시하고 한국의 제의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 측은 시 주석의 구체적 방한 시기에 대해선 “거론되지 않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한중 정상통화를 가진 이유와 관련해서도 “신년 인사 차원이고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는 취임 축하 통화로 성격이 다르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추진된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통화 계획에 대해선 “조속한 시일 내 추진키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조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생각했기 때문에 조만간 알려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미 바이든 정부에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27일 오전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통화하기에 앞서 일본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먼저 통화한 것으로 밝혀진 만큼 한미관계가 이전보다 소원해졌다는 의미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의 시선이 늘고 있는 데에는 문 대통령의 최근 행보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3월 연례 한미군사훈련 재개 문제와 관련해 “필요하면 남북군사위원회를 통해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20일에는 신임 외교부 장관엔 직접 백악관을 찾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했던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임명하는 등 바이든 정부를 자극할 만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주석이 얼마 전 문 대통령에 69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이제는 양국 정상통화까지 하면서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어 미중 갈등이 첨예하게 이어져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가 바이든 정부엔 한미동맹의 이상 징후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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