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인권위 조사 결과 무겁게 받아들인다"
남인순 "피소사실 유출로 혼란 야기...피해호소인 발언...저의 불찰"
남인순 사퇴 촉구 나선 野...민주당은 묵묵부답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공민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공민식 기자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여성위원회 중심으로 권력형 성범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에 관한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인권위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피해자와 가족들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피해자가 2차 피해 없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권위가 서울시와 여성가족부 장관 등에 보낸 제도개선 권고 역시 존중하겠다"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성별 격차를 조장하는 낡은 제도와 관행을 과감히 뜯어고치겠다"면서 "우리 사회의 여성 억압구조를 해체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권력형 성범죄에 관해, 관련 법을 고쳐서라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여성위 중심으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전날 정춘숙 전국여성위원장과 이 대표가 단독 면담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민주당이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우리 사회에는 마음에 상처를 받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내야 하는 여성들이 많다"며 "이런 여성들이 겪어야 하는 마음의 고통, 외로움들을 치유하고 보듬으며 그분들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서울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앞서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이 피해자에게 한 성적 언동 일부를 사실로 인정하며 서울시 등 관계기관에 피해자 보호와 재발방지를 위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를 계기로 박원순 성추행 피소 사실 유출 사건의 발단인 남인순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 드린다"며 전날 입장문을 냈다.

남 의원은 “사건 당시 제가 서울시 젠더특보와의 전화를 통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다"면서 "이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불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정치권이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면서 "저의 짧은 생각으로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게 됐다.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남 의원은 "피해자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해 오신 단체와 성희롱·성차별에 맞서 싸워온 2030세대를 비롯한 모든 여성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면서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특히 2차 가해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피해자의 고통이 치유되고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26일 논평을 통해 "뒤늦게나마 진실이 빛을 보게 돼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피해여성 측에서 밝힌 이제 '책임질 시간'이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박원순 시장 측에 피소사실을 누설한 의혹의 남인순 의원에 대해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다"고 강하게 촉구한 바 있다. 

야권에서는 남 의원의 뒤늦은 사과 태도에 격분하며 '사과가 아닌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남 의원의 사퇴에 대해 말을 아끼며 묵묵부답 중에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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