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겠다"고 21일 전했다.

김 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온라인 취임식을 열어 "오늘은 제가 대한민국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으로 임명장을 받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는 날"이라면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로서 자리매김하여 국민이 염원하시는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는 수사기구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시대의 역사적 과제인 공수처의 성공적인 정착이라는 시대적 소임 앞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공수처의 권한 역시 국민께 받은 것이니 국민께 되돌려 드릴 방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전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의 권한이 주권자인 국민께 받은 것이라면 그 권한을 받은 공수처는 당연히 이러한 사실을 항상 기억하고 되새기며 권한 행사를 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권한 행사를 성찰적 권한 행사라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성찰적 권한 행사라면 권한을 맡겨주신 국민 앞에서 항상 겸손하게 자신의 권한을 절제하며 행사할 것이다"면서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서 이러한 결정이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헌법과 법, 그리고 양심에 따른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다"고 약속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자기 성찰적인 권한 행사를 한다면 당연히 국민 친화적인, 인권 친화적인 국가기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마음과 신뢰를 얻을 수 있으며, 공수처가 우리 헌정질서 속에 단단히 뿌리를 내릴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법은 공수처를 독립된 수사기구로 규정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외부 기관이 공수처 직무수행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면서 "공수처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는 공정한 수사의 바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법 앞에 평등과 법의 지배의 원리를 구현하겠다"면서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드는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수사와 기소라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을 준수하며 인권 친화적인 수사를 하면서 다른 수사기관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관계를 구축하겠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적법절차와 무죄추정의 원칙에 입각하여 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 품격 있고 절제된 수사를 공수처의 원칙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새로운 수사기관으로 출범하면서 기존의 수사기관들과 갈등을 빚고 나라의 반부패수사 역량이 오히려 저하될 것이라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공수처와 검찰·경찰이 서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서로 견제할 것은 견제한다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상생 관계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수사 결과만을 최우선으로 하는 과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은 폐쇄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을 수 있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절차를 마련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오늘부터 걸어가는 여정은 우리 헌정사가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이라면서 "누구도 가지 않았던 이 길에 도전하면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소통하며, 국민과 함께 이 길을 걸어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께서 부여해 주신 공수처의 권한을 국민 여러분께 되돌려 드리고자 한다"면서 도산 안창호의 "진리는 반드시 따르는 자가 있고 정의와 공정은 반드시 이루어지는 날이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취임사를 끝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