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만감류...육지 농가와 본격적인 경쟁 피할 수 없을 듯

제주 감귤 농장.사진/문미선 기자
제주 감귤 농장.사진/문미선 기자

[제주 취재본부/ 문미선 기자]제주지역 특화작물로만 여겨지던 한라봉·레드향 등 만감류가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재배 면적이 중부 이남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북 정읍시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오렌지 품종을 접목시켜 만든 레드향이 정읍 지역 일원에서 이달부터 본격 수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013년부터 기후 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소득 작물 시험 연구를 통해 만감류 재배기술 등 온실 작물 특화 사업을 진행해 정읍지역에서는 33농가가 레드향 등 만감류 재배에 참여해 약 10ha 면적에서 지난해 95톤에 이어 올해 72톤가량의 천혜향, 레드향 등을 수확했다.

수확된 레드향은 홍예향, 천혜향은 천년향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들 만감류는 당도가 평균 13브릭스로 관리가 잘 된 농가에서는 15브릭스를 기록하며 1kg당 10,000~12,000원 정도의 높은 가격이 형성돼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정읍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정읍지역은 제주도와 달리 토질이 황토흙이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고 일조량도 제주지역보다 높은 특성을 갖고 있어 맛과 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제주지역은 일반 온주밀감 수확이 10월에서 12월까지 이어지고 이들 물량 처리가 마무리되는 2월 중순 이후에 본격적인 만감류가 시장에 나오는 것과 달리 정읍지역은 1월에 수확이 이뤄지고 물류비 등 시장 접근성이 좋아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제주지역 생산농가보다 재배기술이 부족해 해거리가 심하고 온실 가온재배로 인한 연료비 부담은 단점으로 지적했다.

만감류 재배는 정읍지역 이외에도 전라남도 나주와 장흥, 함평 해남지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전남도 28.4ha, 전북 12.2ha로 제주지역 3974ha에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고흥지역에서 온주밀감 재배가 20ha를 보이는 등 본격화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상품들이 지역 로컬과 직거래로 상당 부분 시장 잠식이 이뤄지고 나면 95% 이상 국내소비에 의존하고 있는 제주 감귤의 판로는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창윤 제주농업기술센터 감귤기술팀장은 "육지부에는 현재 2~3년생 감귤 묘목을 키우고 있는 농가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향후 5~6년 이후에는 제주산 감귤 산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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