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은 여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와 관련해 "살아있는 권력수사 탓이라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면서 "수사 탄압이 있으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 맞다"고 19일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와 민주당,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극찬하다가 찍어내기에 혈안이 돼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를 하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보시는 국민도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100% 동의는 못한다"면서 "제가 그 분(윤석열 총장)과 생각도 다르고 접근방식도 다르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공수처에도 그런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법 위에 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압력이나 탄압이 있다면 그 부분에 반론을 제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며 눈길을 끌었다.

김 후보자는 '월성원전 사건 수사,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사건 수사 등에 대해 윤 총장이 검찰을 잘못 지휘하고 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대해 묻자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수사기록, 재판기록을 보지 않는 한 제 견해를 밝히기 어렵다"면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즉답은 회피했다.

아울러 김 후보자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월성 1호기 경제성 부당평가 사건, 라임·옵티머스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할 것인가'라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 "모든 사건을 공수처가 넘겨받아 수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차장 인선, 검사, 수사관 등도 선발해 온전하게 수사할 수 있는 수사체로 완성되려면 적어도 두 달은 걸린다"면서 "그때 이 사건들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자신에게 향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고, 고위 공직 후보자로서 적절치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자는 지난 5일 1997년·2003년·2015년 등 3차례에 걸쳐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근이나 유학 때문이지, 아파트 분양 등 재산상의 경제적 이득이나 자녀의 진학을 위해 위장전입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미국 연수 연장을 위해 육아휴직을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둘째가 미국에 더 있기를 원했던 게 육아휴직을 신청한 가장 큰 원인이었다"면서 "국민감정을 고려한다면 저도 혜택을 받은 계층이라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였는데 미국에 가서 거의 24시간을 아이들과 같이 지내며 육아휴직 목적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대다수분들은 직장을 잃을까 봐 등 여러 사정상 육아휴직을 제대로 못 쓰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성'에 대해 "정치적 외압에 대한 방패막이가 (되는 것이) 공수처장의 첫번째 과제"라면서 "여당 편도 야당 편도 아닌 국민 편만 들겠다는 자세로 일하면서 지켜나가겠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야당 측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무색무취한 소신 없는 중립이 아니라 정치적 외압을 막아낼 수 있는 강단 있는 중립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