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오늘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 인상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 2주 만에 2조원 늘어

은행권의 대출규제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픽사베이
은행권의 대출규제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픽사베이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시중은행들이 작년 연말에 이어 올해 연초부터 신용대출 조이기를 계속하고 있다.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 열풍 등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금융당국이 연일 경고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인상한다.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신한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각 항목당 0.1%p씩 낮추고,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이 보증하는 신한전세대출도 상품조정률을 0.1%p 인하하는 것이다. 우대금리를 낮추면 그만큼 대출금리가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낮다 보니 쏠림현상이 생겼다”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인상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앞서 지정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엘리트론Ⅰ·Ⅱ’와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4개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1억5000만~2억원에서 1억~1억5000만원으로 각 5000만원씩 낮췄다. 연초 주식시장이 과열돼 실수요자와 관계없는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해 한도 조정을 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의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중순까지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133조6482억원에서 지난 14일 135조5286억원으로 약 2주 만에 2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예적금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40조7257억원이었는데, 지난 14일에는 10조원 가까이 줄어든 630조985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 41조4277억원이던 정기적금 잔액도 지난 14일 41조1940억원으로 2337억원이 줄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금융권은 자금공급 축소와 확대라는 상반된 요구를 받는 '대출정책의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는 현재 금융권은 자금공급 축소와 확대라는 상반된 요구를 받는 '대출정책의 딜레마'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금융위원회

그러나 은행과 금융당국은 대출 딜레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투기 등을 막기 위해 대출규제는 강화해야 되는데,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을 위해 자금공급을 확대해야 하는 상반된 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위원회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과정에서 가계·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향후 우리경제의 잠재리스크 요인으로 작용 우려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위기가 여전히 진행 중인 만큼 피해 소상공인·기업 등에 대한 적극적 금융지원을 지속하되 단계적인 정상화 전략 준비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DSR 중심 대출심사로의 단계적 전환 등 2~3년의 시계 하에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대출규제 예외 확대 등 청년층 내집마련을 위한 맞춤형 핀셋 금융지원을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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