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상경영체제 돌입
재계 “한국 경제 전체에 악영향” 한목소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선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삼성은 다시 한 번 총수 부재 비상 상황에 처했다. 삼성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

서울고법 형사 1부(재판장 정준영)는 18일 이 부회장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017년 1월 12일 이 부회장이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된 지 1468일 만이며, 2019년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이후 500여일 만에 최종 선고가 내려졌다.

삼성 내부에서는 참담하다는 반응을 쏟아냈고, 재계와 학계는 물론 외신까지도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는 코멘트를 연이어 발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총연합회는 이번 판결로 삼성의 경영활동 뿐만 아니라 한국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배상근 전경련 전무는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배 전무는 “장기간의 리더십 부재는 신사업 진출과 빠른 의사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부디 삼성이 이번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지속 성장의 길을 걸어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세계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중심의 경제정책 가속화 등으로 경제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되면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도 논평을 통해 “재판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에 대한 유죄 선고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됨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 및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외신들 역시 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부회장이 법정구속 소식을 보도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의 리더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경쟁업체들을 추월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삼성전자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BC도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입원한 후 회사를 이끌어왔다”며 “이 판결은 삼성전자에서 이 부회장의 미래 역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블룸버그통신은 “정경유착에 대한 공분을 불러온 재판에서 극적인 결론이 나왔다”며 “세계 최대 전자기업 최고결정권자가 글로벌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경쟁자가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수감됐다“라고 전했다.

한편 전날 삼성전자 전 계열사의 주가는 이 부회장의 구속 소식에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

18일 삼성전자는 2.5% 하락한 8만5000원으로 마감했고, 이 부회장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삼성물산 주가도 6.84% 급락하고, 삼성생명과 삼성SDI도 각각 4.96%, 4.21%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803조5000억원에서 775조6000억원으로 약 28조원(3.48%) 줄었다.

19일 13시 현재는 일부 반등에 성공하며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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