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와 전략적 제휴·전문인력 양성 은행이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방카슈랑스 제도가 오는 8월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은행권이 보험사와의 전략적 제휴에 속속 나서는 등 새로운 영업 기회를 살리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란?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의 합성어로 보험회사가 은행 영업점을 보험상품의 판매대리점으로 이용해 은행원이 직접 보험상품을 파는 영업형태, 또는 두 업종의 상품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상품판매를 의미한다. 세계화 추세에서 금융시장이 급속히 변화고 은행과 보험회사간 상호주식 보유 등 규제완화가 이 같은 새로운 영업분야를 등장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보편화되어 생명보험 상품의 20% 이상이 은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프랑스의 경우 절반이 넘는 55% 정도가, 미국은 13%가 방카슈랑스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 끌어 올려=방카슈랑스가 도입되면 금융업종간 상품판매의 벽이 허물어져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은행 등 한곳의 금융사에서 여러 종류의 상품을 한꺼번에 고를 수 있는, 이른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져 소비자들의 편익도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보험모집인 중심의 판매 채널이 개선되고 보험사들이 모집수수료를 절반 정도 줄여 결과적으로 보험료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모든 상품의 판매가 허용될 경우 생명보험의 경우 저축성 보험은 3.7∼4.3%, 보장성보험은 9.8∼12% 정도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 입장에서는 보험상품을 팔게 돼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효과와 함께 고객층이 두터워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판매계획=조흥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상당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조흥은 고객지향적인 원-스톱 뱅킹의 목표아래 보험 관련 모든 업무프로세스가 완성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상품판매는 고객층에 따라 각각 다른 목표와 전략을 구상하고, 기존 보험회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까지 자체 개발해 판매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방카슈랑스를 대비해 2000년 2월부터 알리안츠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알리안츠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생명 지분 50%를 매입해 방카슈랑스 전문 생명보험 회사를 설립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 저축성 및 연금보험 상품 등과 같은 라이프플랜(LIFE PLAN)형 상품들은 프라이빗뱅킹 전문가들을 통해 판매할 방침이다. 은행상품과 상호 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마케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한미은행은 상품을 백화점식으로 다양화를 꾀하기 보다는 고객에게 유리한 핵심 상품군에 집중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산업은행도 방카슈랑스에 적극적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방카슈랑스 시스템을 구축중이며 방카슈랑스가 전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개시되는 점을 감안해 도입초기에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 특히 생산물 배상책임보험 등 특화된 기업보험을 취급할 방침이다. 농협은 농협공제의 강점을 살려 타은행이 판매하는 보험상품보다 10% 안팎 저렴한 보험료로 승부할 계획이다. 특히 농협은 출범초기부터 방카슈랑스 체제로 사업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축척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은행+보험상품`의 장단점을 상호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협도 방카슈랑스 형태의 보험(공제)업무를 30년간 해 오면서 축척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비교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판매력을 강화하기 위해 80여개 회원조합에 `공제과`를 설치,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종전의 저축성 보험 위주 사업을 지양하고 수익성이 우수한 보장성 보험 위주로 사업을 전환할 방침이다. ▲보험자격증 취득에 역점=조흥은행은 직원의 보험자격증 취득에 역점을 두고 생·손보사 사이버 대리점 연수를 실시해 현재 자격취득자는 생명보험 1,642명, 손해보험 443명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 매달 생·손보 각 300명씩 이상 자격취득을 목표로 교육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달 생보·손보 보험판매 취득과정을 1차로 실시한 후 4월말부터 2차 과정으로 생보·손보 각각 750명씩을 집중 교육할 방침이다. 또 직원들에게 판매교육을 실시해 판매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생명보험의 경우 1,287명의 직원이, 손해보험의 경우는 1,256명이 보험판매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올해는 2,000여명의 판매자격 취득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직원의 판매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미은행은 현재 약 1,200여명의 직원들이 보험판매 자격을 취득하고 있으며, 실제 판매시점을 가정해 판매능력 강화 교육도 계획중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전직원의 16.8%인 349명이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은행차원에서 자격증 취득에 따른 비용 등을 지원하면서 열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은행권 윤리경영 새화두 한편 은행들이 방카슈랑스 선점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각종 금융사고에 이어 올들어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까지 터지면서 기업은 물론 은행에까지 윤리경영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과거에는 윤리경영이 단순히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정도경영`이라는 말이 대신하듯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경영진의 비리나 편법행위가 드러나면 시민단체는 물론 고객들까지 거침없는 비판과 함께 등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윤리경영`을 향한 은행권의 발걸음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내부고발제도’를 운영, 규정에 어긋하는 업무처리나 부당한 여신취급, 사고발생 사실의 은폐행위 등을 이메일이나, 팩스, 전화, 면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사고 및 부조리 신고센터도 설치했다. 조흥은행 역시 인터넷 홈페이지에 윤리경영 코너를 신설해 윤리경영 실천사례를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한편 직원은 물론 고객들로부터 각종 부조리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기업이 지켜야 할 ‘은행윤리강령`과 임직원이 지켜야 할‘임직원윤리강령`을 별도로 마련해 은행과 고객이 함께 투명해 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농협은 최근 임직원의 근무자세를 새롭게 다지기 위해‘복무지도팀`을 신설한데 이어 국내 최초로 AHP(계층적 의사결정법)란 분석기법을 활용해 금융사고를 조기에 발견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K은행의 관계자는“앞으로 깨끗한 은행이 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 남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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