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보고서 발송 후 2년 지연된 전원회의 빠른시일내 열 것
증여세 사측 대납 의혹, 옥상옥 지배구조 일감몰아주기 등 혐의
2017년 김태년, “25살 아들에게 하림 편법증여 논란”

김홍국 하림회장이 웃고 있다. ⓒ하림
김홍국 하림회장이 웃고 있다. ⓒ하림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등에 대한 공정위 제재 결정을 하림그룹이 소송으로 맞서면서 지연시켜왔지만 공정위는 곧 고발·과징금 등 제재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고등법원이 하림그룹이 공정위 심의 절차를 문제삼아 제기한 열람·복사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공정위가 판결에 상고하지 않으면 하림측에 일부 자료를 공개 후 의견을 받아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안을 심의한다.

서울고법 판결이 나기전 공정위 관계자는 "서울 고법이 판결이 나면 하림그룹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제재 수준이 되도록 빨리 결정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18년 12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전원회의를 열려고 했었다. 하지만 하림그룹이 공정위가 정상가격을 산정하는 데 활용한 자료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내면서 전원회의 소집이 2년 넘게 지연됐다.

작년 10월 비공개 자료 일부를 하림에 공개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바 있다. 당시 공정위는 법원 판결에 따라 하림에 자료를 제공하고 이 부분을 입증자료에서 제외하고 새로운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하림은 새 심사보고서에 대해 다시 행정소송을 걸어 전원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이번 판결로 제재절차에 속도가 붙게 될 전망이다.

하림그룹 지배구조는 특이한 구조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를 비상장 회사인 올품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아들 김준영이 올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올품은 하림지주의 20.25%를 보유한 한국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따라 김준영→올품→한국인베스트먼트→하림지주→주요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김준영이 하림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하림그룹이 이와 같은 체제를 갖추는 과정도 흥미롭다. 물적분할과 흡수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과정을 단순화 했고 이과정에서 지분증여도 단행했다.

지난 2012년 김홍국 회장은 지분 100% 개인회사 한국썸벧판매 주식 전량을 당시 나이 20세였던 장남 김준영에게 증여했다. 지난 2013년엔 김준영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올품과 한국썸벧판매를 합병시켰다.

공정위는 이과정에서 올품 지분 증여과정에서 부당지원 행위가 있다고 보고 있다. 김홍국 하림 회장 아들인 김준영 지분 100%인 올품은 2012년 부터 2016년까지 매년 700억~800억 원 대의 계열사 일감을 받아 덩치를 키웠고 이를 토대로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하림지주 지분 4.3%를 보유 하고 있다.

20세 나이였던 김준영이 그룹내 지배력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증여 받은 올품 지분은 비상장 계열사인 탓에 약 100억 원 규모에 불과한 증여세를 납부해 문제가 됐다. 증여세 납부는 올품을 통해 6만2500주 규모 유상 감자를 실행했다. 올품 지분 100% 보유자인 김준영 본인이 자신의 회사 주식을 팔고 100억 원의 회삿돈을 지급받았고 이 돈으로 증여세를 납부하면서 사실상 김준영 증여세를 회사에서 대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하림은 지주회사가 있지만 공개 되지 않는 체제밖의 비상장 회사가 옥상옥 형태로 사실상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옥상옥 지분 100%를 김홍국 회장 아들인 김준영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김 회장이 살아있을 때 일군 모든 것을 아들에게 물려 줬다는 것"이라며 "공정위가 제재수준을 결정하더라도 하림은 2년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몸집을 불려왔기 때문에 과징금이 몇 천억 원 수준이 나오지 않는 이상 대세에는 지장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하림 편법증여 문제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017년에 "25살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준 하림이 편법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로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후 공정위가 움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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