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 탓, 가치소비가 실적상승 주도 판단은 시기상조”
무라벨·에코라벨 제품, PLA 용기 사용 증가, 분리배출 캠페인 등 다양

롯데칠성음료가 작년 출시한 무라벨 페트병 생수 아이시스ECO가 1년간 1010만개가 팔렸다.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작년 출시한 무라벨 페트병 생수 아이시스ECO가 1년간 1010만개가 팔렸다. ⓒ롯데칠성음료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식품유통업계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며 소비자에게 녹색소비를 유도하고 있다.

13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치소비에 대한 니즈가 높아졌고 정부의 환경관련법 개정으로 소비자가 소비하는 순간 녹색 소비를 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포장용기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페트병 분리배출이 용이하도록 전환하고 있고 유통업계는 친환경 포장용기를 선보이고 페트병 분리배출 캠페인을 주도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 트렌드 중 한 요소인 가치소비의 영향도 있지만 정부가 법을 개정하면서 페트병 등 용기 규제를 강화한 탓이 크다"며 "친환경으로 바꾼다고 해서 실적이 높아진다는 것은 짜 맞춘 느낌이 없진 않지만 소비자 인식도가 높아진 후에야 녹색소비로 인한 실적 상승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다만 친환경 생산 설비를 갖추며 지금 추세를 따라가지 않으면 향후 트렌드를 따라잡는 데는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롯데칠성음료가 작년 출시한 무라벨 페트병을 적용한 '아이시스 ECO'가 약 1010만개가 판매됐다. 구랍 25일 부터 시행된 라벨 분리 후 페트병 배출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롯데칠성음료는 무라벨 생수 판매 실적으로 6.8t의 포장재 폐기물 발생량을 줄였다고 밝히고 있다. 줄인 포장재 폐기물을 이으면 직선거리로 서울과 부산을 4번 이상 왕복할 수 있는 양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아이시스 ECO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는 판매채널 확대에 더욱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코라벨을 적용해 한 정식품 검은콩 두유, 친환경 용기를 사용한 세븐일레븐 초밥, 풀무원이 개발한 바이오 페트 재질 샐러드 포장용기(좌에서 우로) ⓒ각사 제공
에코라벨을 적용해 한 정식품 검은콩 두유, 친환경 용기를 사용한 세븐일레븐 초밥, 풀무원이 개발한 바이오 페트 재질 샐러드 포장용기(좌에서 우로) ⓒ각사 제공

정식품은 작년 11월 '베지밀 검은콩 두유 병'을 리뉴얼 출시했다. 손쉽게 라벨을 제거할 수 있도록 '에코라벨'을 적용했다.

풀무원녹즙은 작년 11월 ‘수분리 라벨’을 적용한 ‘프레시 석류&콜라겐’과 ‘프레시 당근&망고’를 출시했다. 수분리 라벨은 물에 쉽게 녹아 분리가 용이한 라벨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풀무원은 13일 풀무원기술원이 개발한 바이오 페트(Bio-PET) 재질의 친환경 샐러드 용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제품은 풀무원 계열사에서 나오는 모든 샐러드 제품에 적용될 예정이다.

바이오 페트는 구성 원료 중 일부를 사탕수수 추출 원료로 적용해 석유 추출 원료를 사용하는 일반 페트와 다르다. 풀무원은 바이오페트는 유통 소각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20%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윤 풀무원기술원장은 "제품 전 생산 과정에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최소화 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F&B는 작년 8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용기를 제거한 ‘양반김 에코패키지’를 출시했다. 포장 부피가 줄어 플라스틱은 물론 비닐과 종이 사용까지 절감했다. 포장지에는 ‘레이저 컷팅 필름’ 기술을 도입한 점선을 넣어 손쉽게 뜯을 수 있게 해 포장지를 뜯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 파손을 방지했다.

동원홈푸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더 반찬 신선식품 포장용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 두겹으로 제작하고 내부에 특수 코팅을 적용한 종이박스로 모두 교체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2019년에는 포장에 사용하는 아이스팩을 얼린 500ml 생수로 교체해 1년간 약 280만개 아이스팩 대체 효과를 거둔 바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 5일 기존 비닐봉투 사용을 중단하고 친환경 봉투를 전면 도입했다. 아울러 CU 점포 내 판매 종이컵, 접시류 일회용품 등 8종을 친환경 PB제품으로 교체했다.

CU관계자는 "CU는 환경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자 친환경 소비 환경을 조성하는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GS리테일은 폐 폐트병 배출시 라벨 제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
GS리테일은 폐 폐트병 배출시 라벨 제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GS리테일

GS리테일도 친환경 대열에 동참했다. 작년 12월 말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시 라벨 제거를 알리고 유색 플라스틱 분리 활동으로 자원 재활용 캠페인을 펼친다.

GS리테일은 투명 페트명 분리 배출 시행 정보와 올바른 배출 방법 등이 담긴 안내문을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등 전국 1만5천여 오프라인 플랫폼에 부착하는 등의 활동으로 하루 평균 550만명에 달하는 방문 고객에게 캠페인 내용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번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 캠페인과 같은 친환경 활동 등 ESG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책임 경영을 지속 이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GS리테일은 GS25에서는 원두커피 종이컵과 부자재를 친환경 소재로 변경했고 GS프레시에서는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 문화를 정착해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친환경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구랍 24일 부터 세븐일레븐은 매장에서 판매하는 '초밥' 제품 용기를 PLA(폴리락타이드)소재로 변경해 출시했다. 올해는 김밥과 샌드위치 카테고리에서 PLA 용기 적용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먹거리가 식생활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미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친환경 요소를 더하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1인당 평균 플라스틱 사용량은 2020년 기준 146kg에 달하며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미국(100.2kg), 중국(72.6kg), 일본(71.5kg)을 큰 폭으로 앞서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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