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영역에서 수소 인프라·밸류체인 확보 등 각축?
SK·현대차·한화·포스코·현대제철 등 투자 확대로 주도권 확보 노력

한국가스공사가 제시한 2040년의 수소사회 모습(사진/강민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제시한 2040년의 수소사회 모습(사진/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정부가 올해 수소·전기차 등 구매 지원 예산을 늘리는 등 실물 경제에서 수소에너지 필요성이 인식되고 있다. 글로벌 수소산업에서도 수익성 달성 시점이 점차 당겨지며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수소 밸류체인 확보 등 수소산업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수소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인식하고 중장기 별 계획을 세우며 관련 산업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위한 잰걸음을 놓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50년 기준 글로벌 에너지 수요에서 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이르고 수소 관련 산업의 시장은 2조5000억 달러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2019년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경남·호남·중부·강원 등 4대 권역별로 중규모 수소 생산기지가 구축되고 현대차의 수소자동차 판매 확대 전략 등으로 수소 '생산- 저장-활용'에 이르는 '수소 생태계' 조성이 가속화하고 있다.

수소 산업계 관계자는 "수소는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전세계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영역이다"라며 "친환경·탈 탄소 영향으로 에너지 축이 석유나 석탄 등의 화석연료등에서 수소·전기 등 친환경 중심으로 변화해 가는 과도기에 글로벌 수소 산업내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큰 의미. 국내 그룹들이 수소 인프라 및 밸류체인 확보 등 수소 생태계내 글로벌 투자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먼 미래 일일 것 같았지만 수익기대도 앞당겨 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기업의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최대주주가 된 미국 플러그파워의 수소액화탱크 ⓒSK
SK그룹이 1조6000억 원을 투입해 최대주주가 된 미국 플러그파워의 수소액화탱크 ⓒSK

지난 7일 SK그룹은 계열사인 SK E&S와 공동투자로 1조6000억 원(각 8000억 원)을 들여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설계 및 제조회사인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확보했고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K그룹은 플러그파워와 협력해 아시아 지역내 수소 밸류체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플러그파워는 수소 지게차 등 턴키 수소 솔루션을 아마존,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에 공급하고 있고 작년 2월에는 대형 상용차용 125kW급 연료정지를 공개하며 수소 상용차 시장 진출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작년에 플러그 파워는 작년 액화수소 공급업체인 유나이티드 하이로젠, 수전해 솔루션 기업인 기너 이엘엑스를 합병하며 수소 관련 전후방 밸류체인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또 SK그룹은 작년 12월 수소사업 추진단을 신설하고 그룹핵심역량을 결집해 수소사업 추진전략을 실행키로 했다. 이 추진단은 에너지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 SK E&S 등 관계사 전문인력 20여명으로 구성된 수소 사업 전담조직 성격이다. 

SK 그룹은 수소 사업 추진 전략은 "▲그룹 인프라를 활용 수소 대량 생산 체제 구축 통한 국내 수소 시장 진출 ▲수소 밸류체인(Value-Chain) 통합운영 통한 사업 안정성 확보 ▲수소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회사 투자 및 파트너십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 등 크게 3가지"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는 작년 수소 사업을 3대 핵심 사업 구조로 격상 후 현재까지 ▲수소 연료전지 브랜드 HTWO 공개 ▲스위스 H2에너지와 합작 법인 현대하이드로젠 모빌리티 설립 ▲하이드로스 파이더에 지분투자 ▲중국 광저우에 수소연료정지 신공장 증설 ▲수소전기 트럭 양산 체제 구축 ▲넥소 1만대 판매 등 수소상용차, 수소발전, 수소 모빌리티와 같은 수소 기술 플랫폼 기반 솔루션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수소 사업에 총 4조 1000억 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연 70만대 규모 연료전지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 상용차 양산체제를 갖춰 생산한 수소 트럭이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 상용차 양산체제를 갖춰 생산한 수소 트럭이 수출길에 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한화그룹 내 차기 후계자 구도를 형성중인 한화솔루션은 지난 4일 태양광 사업부를 재편하고 수소기술연구센터를 신설하는 등 신성장 동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한화솔루션 수소기술연구센터는 기존 수전해기술개발 팀을 확대 개편한 것으로  수전해기술(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분야를 이끌어 온 손인완 상무를 센터장으로 선임하고, 외부 전문 인력을 대폭 충원해 그린 수소 대량 생산을 위한 기술력을 조기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구랍 28일 한화솔루션은 NASA 사내벤처로 출발한 미국 고압탱크 업체 시마론 지분 100%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4월까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인수작업을 거쳐 마무리한다. 인수 대금을 포함해 시마론에 2025년까지 1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 인수를 통해 한화솔루션은 기존 수소 자동차용 탱크를 비롯 수소 운송 튜브 트레일러용 탱크, 충전소용 초고압 탱크 기술을 확보한다. 
한화그룹은 시마노 인수를 위해 작년 12월 21일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동시에 앞으로 5년 동안 유상증자 대금을 포함해 무려 2조8000억원을 수소사업 등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한화그룹 측은 탱크기술 고도화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2030년까지 고압탱크 시장에서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고 수소 생태계 내 한 축을 담당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수소사업모델 ⓒ포스코
포스코 수소사업모델 ⓒ포스코

국내 철강 기업인 포스코와 한화제철도 신 성장 사업으로 비철강 분야인 '수소'를 꼽았다. 

포스코는 수소사업을 그룹 성장 한 축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2050년까지 수소 5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수소사업에서 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포스코는 현재도 수소산업 내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해 연간 7000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고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과정에서 온도를 조절하고 산화를 방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이미 개발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도 공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포스코는 수소를 '생산·운송·저장·활용' 하는 데 필요한 강재 개발, 부생수소 생산 설비 증대, 수소 생산 핵심기술 개발 등을 위해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톤으로 늘리는 등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완성한다. 

현대제철도 수소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수소 생산과 유통시설을 늘리면서 주요 사업장에 수소전기차 도입, 수소 활용 친환경 연료전지발전 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한다. 

한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수소차 구매시 지급하는 정부 보조금과 관련 "전기·수소차 구매지원 예산을 1조4000억원으로 32% 확대하고 13만6000대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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