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차례 임단협 교섭에도 평행선
본사 사무실 제공, 사내 이메일 활용 등서 이견

지난해 11월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11층에서 노조가 정당한 이유없이 교섭장 출입을 방해하고 있는 사측에게 공문을 제시하며 교섭거부와 출입통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지난해 11월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11층에서 노조가 정당한 이유없이 교섭장 출입을 방해하고 있는 사측에게 공문을 제시하며 교섭거부와 출입통제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현대카드 노사갈등이 해를 넘어서까지 계속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임단협 교섭에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며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현대카드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전날 사측과 임단협 13차 교섭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전 교섭들과 마찬가지로 큰 쟁점들은 건들지 못한 채 별다른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 사무실 본사에 마련, 사내 인트라넷 활용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이를 거절하고 있다”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통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사에 사무실을 제공하고, 사내 이메일을 활용할 수만 있게 한다면 사측도 노조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고 임단협을 체결할 계획이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본사는 안 되고 다른 곳에 사무실을 제공하겠다고는 하지만 그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조합원 수가 과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측이 이러한 태도를 고집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조합원 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사내 이메일을 활용하지 못해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도 도입되지 않아 조합원들은 연차를 내면서 노조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이 없는 실무교섭으로는 최초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접근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정태영 부회장과의 대표교섭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카드와 함께 움직이고 있던 현대커머셜 노조는 지난 5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서를 접수했다. 노조원의 약 80%가 서울에 있어 중노위는 이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 이관했다.

지노위는 오늘(8일) 양측 안을 듣고 조율한 후 다음 주쯤 조정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이 여기에 수락을 하면 타결이 되지만 사측이 교섭에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지노위는 사측에 행정지도를 할 수도 있다. 교섭에 임하더라도 노사의 입장차가 여전하다면 교섭이 중지되고, 노조는 절차를 밟아 파업을 할 수도 있게 된다.

현대카드 노조는 현대커머셜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의 수장이 정태영 부회장으로 같고, 그동안 임금 인상률 및 성과급 지급 등에 대해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 노조는 다음 주 사측과 14차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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