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부통령 "우리는 오늘 의회를 수호했다"
-"폭력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자유가 이긴다. 이곳은 여전히 사람들의 집"
-전임 미국 대통령들,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미 의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으로 중단된 조 바이든 당선인 대선 승리 인증 절차를 재개했다.

미 의회는 6일(현지시간) 오후 8시를 조금 넘겨 바이든 당선인 대선 승리 인증을 위한 상하원 회의를 속개했다.(사진/뉴시스)
미 의회는 6일(현지시간) 오후 8시를 조금 넘겨 바이든 당선인 대선 승리 인증을 위한 상하원 회의를 속개했다.(사진/뉴시스)

미 의회는 6일(현지시간) 오후 8시를 조금 넘겨 바이든 당선인 대선 승리 인증을 위한 상하원 회의를 속개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회의를 소집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속개와 함께 "우리는 오늘 의회를 수호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회에 난입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의회에 혼란을 초래한 이들이여, 당신은 이기지 못했다"라며 "폭력은 절대 이길 수 없다. 자유가 이긴다. 이곳은 여전히 사람들의 집"이라고 밝혔다.

미 상하원은 이날 지난해 11월3일 치른 미국 대선 결과로 뽑힌 주별 선거인단의 대통령 투표를 개표하고 인증한다. 대선 결과를 토대로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인단 538명 중 306명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미 의회 의사당 난입과 관련하여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공화당 소속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대선 뒤 이어진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무모한 행동에 소름이 끼칠 정도다"라며 "그들은 미국 체제와 전통, 법치주의를 존중하지 못했다"라고 규탄했다.

또 "이런 식으로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건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바나나 공화국에서나 있을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지겹고 안타깝다'라고 비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우리는 오늘 미 의회, 헌법, 국가 전체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 행위에 직면했다"라며 "4년간의 독소적인 정치와 의도적 허위정보가 의사당 점거를 부채질했다"라고 지적하며 "오늘 폭력은 자신이 패배로 끝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 의회에 있는 많은 이가 불을 붙였다"라고 비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의회를 겨냥한 공격은 엄청난 수치지만 놀라운 건 아니다"라며 "역사는 오늘 현직 대통령(트럼프)이 선동해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력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은 합법적 선거의 결과에 대해 근거 없는 거짓말을 멈추지 않았다"라며 "이는 우리나라의 거대한 불명예와 수치의 순간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역시 이번 사태를 "국가적인 비극"이라고 부르며 근심을 나타냈다. "이번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돼 국가가 치유되고 지난 2세기 동안 그리해 왔듯 권력 이양이 완수되도록 동료 미국인들과 함께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일부 각료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의 퇴진을 강제하기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위한 예비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CNN>이 이날 밤 보도했다.

트럼프의 임기가 불과 2주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행정부 수반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권한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을 충분히 던질만한 사태가 이날 발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물러날 경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권한을 대행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논의가 트럼프의 퇴출로 이어질 만큼 충분한 수의 각료들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다.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맷 포팅거 국가안보 부보좌관, 크리스 리델 백악관 차장 등이 사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정부 전현직 관료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유지하는 임무를 맡은 이들을 포함해 다른 이들에 대한 폭력은 국내외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무법과 폭동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도 "너무나 충격적이고 경멸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정부 초대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을 지낸 톰 보서트는 "대통령은 여러달 동안 근거 없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했다. 이번 사태는 그의 책임"이라고 정면으로 트럼프를 겨냥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나도 이런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끝이 나는 것이 정말 싫다"면서도 "할만큼 했다"며 바이든 승리를 확정짓는 것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미국 상원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시위대가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하려고 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선거 불복을 강도 높게 비판해오던 공화당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는 대통령이 유발한 것"이라며 "반란 사태"라고 맹비난했다. 롬니 의원은 "적법하고 민주적인 선거 결과를 반대하는 방식으로 트럼프의 위험한 노림수를 계속 떠받드는 이들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의 공범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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