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국GM 무분규, 기아차·르노삼성차 부분 파업 후 협상
“올해 완성차 업계 임단협 스타트는 좋았는데 결국 또 파업 후 협상 반복”

기아자동차 노사가 30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2020년 단체교섭 조인식을 열었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이사(오른쪽)와 최종태 기아차 노조위원장이 이날 조인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노사가 30일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2020년 단체교섭 조인식을 열었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이사(오른쪽)와 최종태 기아차 노조위원장이 이날 조인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르노삼성 노사를 제외하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 안에 2020년 임단협을 마무리 지었다.

30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지난 29일 기아차노조가 임단협 잠정합의안(임금·단체)에 과반수 이상 찬성에 표를 던지면서 임단협이 해를 넘기지 않고 타결됐다.  투표 결과 임금 협상안은 58.6%(1만5856명), 단체 협상안은 55.8%(1만5092명)가 찬성했다. 기아차 노사는 다음날인 30일에 조인식을 열었다. 

기아차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잔업복원 25분 ▲성과금 150%, 격려금 120만 원 ▲재래시장 상품권 150만 원 지급 ▲현재 재직중인 종업원의 고용 안정 노력 ▲미래차 계획 제시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지속 확대 ▲전기차 전용 및 혼용 생산체계 전환 추진 등이다.

한국 GM도 지난 21일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했다. 한국GM노사는 올해 26차례 교섭을 거치며 성과금 400만 원, 생산투자 및 내수 판매 향상계획 등을 담 합의안을 도출했고 이 안에 조합원은 54.1%(3948 명)이 찬성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9월 올해 임단협은 '2년 연속 무분규'라는 타이틀을 달고 마무리 지었다. 당시엔 나비효과가 일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 현대차 노사가 2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뤄낸 건 2009~2011년 이후 역대 2번째다. 무엇보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다. 현대차 노사의 임금동결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및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다.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최근 비록 기업회생을 신청했지만 이런 위기가 노사가 합심하는 계기가 됐고 올해 임단협도 무분규로 끝났다. 10년 연속이다. 쌍용차 노조는 올해 임금삭감이 포함된 자구안에 95% 이상이 참여했다. 

임단협 해넘이를 하게 된 르노삼성은 노사간 맞고소 까지 하며 3년 연속 해넘이 임단협을 이어가게 됐다. 

르노삼성 노사는 6차례 실무교섭을 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르노삼성 노조는 기본급 7만1867 원 인상, 일시금 700만 원 지급, 휴가비·성과급 인상 등을 요구했고 르노삼성차는 기본급 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내년 1월 첫 주에 본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교섭 재개전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중앙노동위원회로 부터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여서 파업 찬성 카드를 확보 후 교섭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 측은 지난달 17일 일산 정비사업소 구조변경계획과 관련해 해당 정비사업소 매각 협조 공문을 보냈는데 노조는 이를 직영정비소 축소는 사실상 한국 철수 대비라는 우려를 표하며 보도자료로 배포했다. 르노삼성은 노조가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이외에도 노조도 사측에 대한 고소 건이 한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노사는 올해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노사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여서 본교섭이 재개 되더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기아차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잔업시간을 일부 복원시켰다. 한국GM은 핵심 쟁점이었던 신차 생산 물량 배정에는 실패했지만 되지 않았지만 격려금 및 수당 인상은 즉시 지급·적용 키로 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국내외 판매량이 회복을 향해 가고 있는데 부분파업으로 감소한 생산량은 사측입장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기 때문에 협상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했고 각 노조가 정한 마지노선을 모두 만족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을 제외하고 임단협 협상이 모두 마무리 됐는데 두 곳은 무분규, 두 곳은 수 차례 협상 끝에 노조의 입장을 일부 관철 시켰다"며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미증유의 경제 위기가 닥치며 노사가 합심해 무분규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고 실제로 쌍용차와 현대차가 그랬다. 하지만 기아차와 한국GM 노조는 부분파업을 통해 입장을 사측에 관철시켰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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