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처음 그려보는 그림일기 세상에 푹 빠져

전남 순천 서문안내소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작품들. 사진=양준석 기자
전남 순천 서문안내소 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할머니들의 그림일기 작품들. 사진=양준석 기자

[전남 동부/양준석 기자] 평균 80대 중반이 주를 이루고 가장 젊으신 분이 60대 후반인 할머니 열여섯 분이 모여, 6개월 간 매주 두 차례 두 시간씩 그림 수업을 받은 결과물을 선 보였다.

12월 22일부터 오는 12월 30일까지 순천 서문안내소 갤러리에서 ‘동네화실, 어르신 그림교실’ 작품들이 전시된다. 평생 그림이라곤 처음 접한 할머니들의 깨알 같은 삶의 이야기가 ‘즐거운 우리집’, ‘여행하기 좋은 날’, ‘즐거운 밥상’ 등 각 주제별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한국미협 순천시지부에서 운영하는 ‘주민참여프로그램’ 일환으로 순천미협 김회임 회원의 지도를 받았다.

김회임 작가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맞았지만 옛날 추억들도 살리고, 고생했던 시절들이 그립다는 말들도 나누시며, 얼굴을 그리며 자아에 대한 생각의 시간들도 있었다”면서, “지난 6월부터 이번 전시 직전까지 화요일과 수요일에 수업하는데, 열정들이 많으셔서 수업 한 시간 전에 미리 오셔서 정말 재미있게 열심히 즐겁게 수업했다”고 설명했다.

동네화실, 어르신 그림교실에 출품한 할머니 작가들 표지. 사진=양준석 기자
동네화실, 어르신 그림교실에 출품한 할머니 작가들 표지. 사진=양준석 기자

그래서인지 전시된 작품들은 전문가다운 세련된 작품성은 부족했으나, 할머니들의 살아온 삶의 옛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묻어나며, 시골 고향집의 툇마루와 50여 년 전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듯 잔잔하게 감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할머니들은 작품을 제작하는 도중에 충분히 그림 속을 거닐거나 날며, 과거로의 여행들을 하였을 것만 같은 생각에 절로 하얀 웃음이 머금어지면서 아련한 추억이 떠오르는 전시다.

코로나19로 너무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연말이지만, 따뜻함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로 조용히 감상의 시간을 가져보길 권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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