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곤일척으로 천지를 건다함은 천하를 얻느냐 잃느냐는 운명을 건다는 의미

잠룡·대선후보라면 하늘(乾)과 땅(坤)을 걸고 운(運)은 하늘에 맡기고 목숨을 건 한판의 승부의 주문을 걸어보라!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의 운세코칭] 사회변화와 사회변동의 흐름을 짚어내 시대정신을 꿰뚫고 있는 자만이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할 것이다. 시대정신이 뭔지도 모르면서 참모들이 정리해 써준 연설문을 단순히 읽거나 참모들이 정리해 써준 원고를 달달 암기해 앵무새처럼 떠들고 다니는 자는 국가의 지도자가 되어서도 안 되고 될 자격이 없다.

세상에서 다양한 일들 중에서도 국가의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선출하여 결정짓는 일은 모든 국민들에게 직접적·간접적으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차대한 일이다. 그런데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결정짓는 요인들이 아주 많아 보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고 매우 단순하다는 점이다.

나라의 지도자인 대통령(최고리더)가 되려면 가장 최우선적으로 나라가 처하고 있는 당시와 가까운 미래의 시대정신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이는 곧 아무리 출중하고 뛰어난 인물이라도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퇴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2022년 3월 9일로 예정되어 있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앞둔 지금 대한민국은 시대정신이 화두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려고 준비하는 잠룡·대권주자들에게 시대정신은 축복이기도 하고 반면에 재앙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대정신이 유권자들의 표심(票心)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대정신은 과연 무엇인가? 시대정신의 사전적인 의미는 ‘한 시대를 특징짓는 인간의 정신적인 태도·양식·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뭘 생각하고 뭘 염원하고 있는지가 바로 시대정신인 것이다.

헤겔은 ‘시대정신을 역사 속에서 스스로 전개시켜 나가는 인간의 보편적인 정신세계’라고 규정했다. 그러므로 시대정신은 이런 의미에서 끊임없이 변한다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정신은 매우 낯을 가리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좀처럼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보통의 범인(凡人)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것이 바로 시대정신이다. 현재가 지나가고 나서야만 예전에 그랬었구나 하면서 과거의 시대정신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마치 주식가격의 그래프를 보면서 기술적인 분석을 하는 것과 매우 흡사함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짝퉁의 가짜 시대정신이 등장’해 국민들을 속이고 판을 치면서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교묘히 파고들어 국론을 분열시킬 수도 있음이다.

2020년 12월 연말 현재 대한민국에는 시대정신이 넘쳐나고 있음이고 경제·안보·외교·보수·진보·개혁 등 통합시대정신을 꿰뚫은 인물이 대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보니 너도나도 다양한 시대정신들을 주장하며 나서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성에 차지도 않고 가슴에 와 닿지도 않는 듯하다.

그들이 말하는 시대정신들이 국민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어 감동을 주기엔 왠지 2%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한참 모자라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실정이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를 10분 동안 만난다면 무슨 말을 가장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지갑의 문제, 경제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온다고 한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경제·활성화가 바로 국민이 생각하는 시대정신’이라는 얘기로 보인다. 그런데 정작 ‘경제·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대선후보가 없다’는 점이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경제를 이론적으로 연구해 본 일도 없고 경제를 가르쳐 본 일도 없으며 경제에 대해 평생 글을 한번 써 본 일도 없으며 실물경제에 대한 경험이 전무는 자들이 대선후보로 등장해 나라의 경제를 책임지겠다고 경제성장을 운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대별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붙들어 매는 시대정신은 반드시 존재한다. 그게 나왔을 경우에만 맞아! 저거야 하면서 그 대선후보에게 국민들은 갈채와 지지를 보낼 것이다.

시대정신이 국민들에게 공감을 받으려면 그것을 외쳐대는 대선후보 또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큰 소리로 외쳐대는 그 대선후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들의 가슴을 뛰게 하고 고동치게 만들 수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가슴과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붙들어 매지 못한다면 시대정신을 잘 못 읽었다는 증거다.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국민과 함께 시대정신을 만들어가야만 진정한 지도자인 셈이다. 이를 위해선 사회 구성원인 국민도 눈앞의 이해관계를 떠나 시대흐름을 제대로 읽고 시대정신을 따르는 안목도 지녀야 한다.

제아무리 그런 안목과 지혜 그리고 시대정신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있기만 하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한 나라의 국가지도자가 되려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그래야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건사할 수가 있음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 글을 읽고 스스로 자신이 해당한다고 여기시는 분이 계시다면 분연히 일어나 ‘위대한 대한민국의 건설’을 슬로건으로 용기를 내어 도전해 보시라. 천번 만번 생각만 갖고 있고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음이다.

건곤일척(乾坤一擲)이란? 승패와 흥망을 걸고서 마지막으로 결행하는 단판승부를 비유할 때에 자주 인용되어 사용하는 말이다. 천지인(天地人) 하늘(乾)과 땅(坤)을 걸고서 즉 운(運)은 하늘에 맡기고 승부를 걸어 단판 싸움을 한번 던져 보라는 주문이다. 자신의 모든 운명을 걸고서 단번에 결판을 내보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당나라 대문장가 한유(韓愈)가 옛날 항우와 유방이 싸웠던 홍구(鴻溝=河南省)라는 곳을 지나면서 그 옛날(B.C.203) 초(楚)와 한(漢)의 옛일이 생각나서 지은 글이 바로 ‘과홍구(過鴻溝)’라는 칠언절구의 시(詩)다.

이는 한왕(漢王)인 유방에게 건곤일척을 촉구한 장자방 장량과 진평을 기리며 읊은 회고시인데 이 시(詩)의 마지막 구절에서 바로 건곤일척이라는 말이 유래한다.

즉 용피호곤할천원(龍疲虎困割川原)함이니 ‘용은 지치고 범도 피곤하여 산천을 나누어 가졌으니’ 억만창생성명존(億萬蒼生性命存)이네 ‘이로 인해 억만창생의 목숨들이 살아남아 보존 되었구나’ 수권군왕회마수(誰勸君王回馬首)로 ‘누가 임금에게 말머리를 돌리게 권하여서’ 진성일척도건곤(眞成一擲賭乾坤)인가 ‘누가 진정으로 건곤일척의 도박을 겨루게 권하였는가?’로 이 시는 끝을 맺는다.

여기에서 용과 호랑이는 유방과 항우를 지칭하는데 두 사람은 천하를 차지하기 위해 수없이 전쟁을 치렀지만 승부가 잘 나지를 않았었다. 결국 지치고 피곤한 용과 호랑이는 홍구라는 지역을 기준으로 서쪽은 유방이 갖고 동쪽은 항우가 차지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은 천하백성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게 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유방의 말머리를 돌리게 한 사람은 바로 장량과 진평이었는데 그들은 지금 초나라 군대는 지치고 식량도 떨어졌으므로 이제야말로 초나라를 멸망시킬 때라고 권했던 것이다. 그래서 서쪽으로 가던 유방은 말머리를 돌려 천하와 자신의 운명을 걸고서 항우와 단판 승부로 들어간 것이다.

이 싸움에서 항우는 해하성에서 패배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방은 천하를 얻었던 것이다. 결국 여기에서 건곤일척으로 천지를 건다는 말은 바로 천하를 얻느냐 잃느냐 하는 자신의 운명을 건다는 의미다. 이렇게 건곤일척을 하는 자세는 바로 자신의 운명을 모두 걸고서 도박을 하는 다름 아닌 ‘참다운 진정한 용기(勇氣)’에서 나오는 것이다.

2022년 3월 9일로 예정되어 있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코앞에 앞둔 지금 대한민국이 또 다시 진보진영 VS(對) 보수진영이라는 양(兩)극단으로 치달아 선거를 치른다면 국론이 양쪽으로 분열되어 예상되는 결과는 참담한 미래일 뿐이다.

2021년 4월 7일로 예정되어 있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보궐선거에 나서려고 워밍업을 하고 준비하는 여야의 예비후보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대선주자 급으로 급부상할 수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특히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과거에 대선주자로 출마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원샷경선’ 혹은 ‘쿠션경선’을 통해 야권단일후보를 꿈꾸며 출사표를 던졌다는 소식이 12월 20일 전파를 탔다. 서울시장 선거의 판이 어느 때보다도 더 커진 분위기다. 안철수 대표가 작금의 시대정신을 바르게 꿰뚫고 건곤일척의 자세를 겸비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번 지켜볼 일이다.

□글/노병한:박사/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노병한박사철학원장/미래문제·자연사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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