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택배 운송사업자 재신청에 업계내 갑론을박
“과로사 방지 및 시설투자 등 택배업계 이중고, 고용형태 변화 주도”
다양한 형태 근로자로 인한 노무문제 대두 될 수도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 취득을 앞두고 업계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쿠팡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 취득을 앞두고 업계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쿠팡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쿠팡이 다시 택배 운송사업자로 재진출 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현재 CJ대한통운, 롯데·한진택배 3사가 택배 전체 점유율의 70%이상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런 시장에서 쿠팡이 출혈경쟁을 통해 가격하락을 주도할 것인지 서비스 질 및 노동자 처우개선 등의 기존 관행을 재정립할 '메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쿠팡 현장실사와 조사 및 사업계획서 검토를 마무리했다. 쿠팡은 택배 운송사업자 조건을 (영업소, 화물분류시설, 화물취급소, 전산망시설, 시설 장비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지난달 쿠팡은 쿠팡의 배송기사 직고용이 정부 (택배 배송기사) 휴무제도 개선과 관련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쿠팡이 직고용한 배송기사인 '쿠친'은 ▲주5일 52시간 근무 ▲15일 연차부여(연 130일 휴무) ▲회사비용으로 4400명 분류전담인력 고용 ▲산재보험 포함 4대보험 가입 ▲의무휴게시간 부여 ▲회사비용으로 종합검진 지원 ▲야간근무자 특수건강검진 ▲입사자 심혈관 진단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쿠팡이 택배 운송사업자를 반납한 이유가 외부물량 운송을 하는 3자 배송이 감소한 데 따른 점인데 이번 재신청을 통해 외부 물량도 적극적으로 취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오픈마켓 등과 계약을 맺고 제품을 운송하면서 기존 시장 플레이어들과 경쟁이 불가피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실시중인 새벽배송(로켓), 냉장배송(프레시)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기존 택배업계 70% 이상을 차지 하는 업체들과 충분한 경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택배쪽에는 관련법이 없고 본사와 및 집배점 그리고 배송기사 사이의 계약구조가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 구조에서 계약관계인은 모두 사업자라 각자 책임이 있다. 최근 과로대책이 나오더라도 딱히 업계내에서 대단한 찬성을 얻지는 못했으며 과로관련 이슈때마다 사업자기 때문에 기댈 곳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며 "쿠팡은 직고용을 통해 쿠팡이 본사와 집배점의 역할을 수행하고 이 곳에서 배송기사를 고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관리감독 책임이 명확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랜 기간 굳어진 관행에 따라 대기업이 갖춘 자본 및 영업력으로 점유율을 공고히 다져왔는데 같은 업을 하는 쿠팡이 전혀 다른 형태의 고용구조로 '신 표준'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늘려가면 업계는 변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울러 쿠팡은 그동안 꾸준히 인프라를 늘려왔고 최근 비대면 거래 가 활성화 되면서 다양한 방식에 대응하면서  물류 플랫폼 이상의 경험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대형유통사들이 주문에서 배송까지 모두 책임지는 풀필먼트 서비스로 체제를 변경하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도 이미 풀필먼트 체제로 전환을 착실하게 이뤄놓은 상태여서 '택배만' 하는 업체와 경쟁력에서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택배업계는 하락한 운임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에서 쿠팡의 사업 재진출로 다시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쿠친과 같은 배송기사 고용구조가 업계내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택배사업은 화주를 유치하기 위해 가격경쟁으로 인해 택배단가가 지속 하락하고 있다. 택배서비스 초기인 1990년대에는 4500원 가량으로 가격이 형성됐었지만 지난해 평균 운임은 2500원대 이하로 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제껏 시장에 진입하면서 해온 영업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쿠팡은 신규 시장 진입시 무료쿠폰 및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신규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또 신규 업체가 진입하면 경쟁입찰의 측면에서 운임하락을 또 한 번 맞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쿠팡이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 확장해왔다면 쿠팡이 3자배송을 포함해 택배를 하겠다는 것은 지금까지와 달리 본업과 가장 연관된 사업에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파급력은 예상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 공격적일 것이고 빠르게 점유율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쿠팡의 전략에 택배업계가 손놓고 있을 수도 없고 따라갈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난감 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업계와 지속 충돌해왔으며 관련 소송도 줄을 이었다"며 "현재 업계는 과로사 방지대책 및 시설투자 등 다양한 이슈안에 매몰돼 있고 여기에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쿠팡의 택배시장 참여로 단가가 하락할 수 밖에 없는 이중고 안에서 경쟁을 해야 되서 어려워 질 것이며 내년은 택배시장 내에서 변화가 가장 큰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또 업계내에서는 직고용을 추진하고 있는 쿠팡이지만 비정규직과 정규직 비율, 플랫폼 사업자 등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를 고용 및 거래하고 있고 쿠팡의 사업확장은 근로자 확대와도 관련있어 노무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라는 의견도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