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꾀주머니 역할로 끝나지 않는 킹메이커·책사의 조건·역할·운명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 칼럼니스트

[노병한의 운세코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왕위(王位) 승계절차나 대통령 선거와 같이 큰 선거를 앞두면 대선후보별로 캠프가 차려지고 그 캠프의 핵심격인 킹메이커이자 책사와 같은 인물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성공한 책사도 가끔 있지만 실제로는 실패한 책사들이 훨씬 더 많은 게 현실이다.

예로부터 큰 선거에서 책사는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여 정치와 선거의 핵심을 이룬다. 책사란 그냥 계책과 모략만 꾀하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쟁취의 과정을 디자인하고 집권 후에는 국가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면서 권력·통치·정치의 핵심을 이루는 인물이다. 책사가 세력가의 단순한 꾀주머니 역할에 그치지 않고 가끔은 역사를 이끌어가는 주도적인 세력에 합류한 경우도 더러 있다.

예로부터 천하를 경영하려면 유능한 책사를 얻으라고 했다. 동시에 유능한 책사는 어리석은 지도자를 섬기지 않는다고도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황제나 대통령과 같은 최고 권력자의 곁에는 늘 책사가 있기 마련인데 조화롭고 지혜로운 통치를 위해서 그런 역할자의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정권변동기에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과 집권 후에 국가의 중대 사안들을 신(神)이 아닌 이상 최고의 권력자 혼자서 모든 걸 고민하고 모두 다 판단하여 결정할 수는 없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킹메이커라 불리는 책사의 조건·역할·운명 등에 대해서 깊이 있게 한번쯤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마디로 책사의 조건은 사람·사물·사안(事案)의 동태를 자세하게 관(觀)하고 관찰(觀察)하여 관측(觀測)해낸 정보와 자료를 기초로 향후 미래를 추측(推測)하고 예측(豫測)해 내는 능력이 있는가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즉 책사는 현상을 관찰(觀察)·관측(觀測)한 후에 미래를 추측(推測)·예측(豫測)해낸 후에 그에 적합한 실천대응전략을 내놓는 능력을 갖춰야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책사가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첫째, 책사는 통찰력을 가지고 천시(天時)=시대현상=시대정신을 미리 내다보고 읽어낸 후에 앞일을 미리 감지해내는 예지(叡智)력을 갖추어야 한다. 크게는 시대정신이 바뀌는 천시를 미리 내다보는 거시적인 통찰 능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작게는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인 진퇴의 타이밍을 내다보는 미시적인 능력도 함께 갖추어야 한다. 즉 책사는 천시(天時)인 정확한 타이밍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 하에서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선거에서 잘 반영된 천시(天時)=시대정신들은 ‘보통사람들’ ‘군정종식’ ‘한국병-신한국’ ‘수평적 정권교체’ ‘참여민주주의’ ‘실용정부’ ‘경제민주화’ ‘적폐청산’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어 왔음을 우리는 경험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15개월 남짓 남은 현시점에서 책사는 2022년 3월 9일 대선을 관통할 시대정신이 과연 뭔지를 미리 읽어내야만 한다. 예컨대 지금 각 대선후보 진영에서 주장하고 있는 정권교체·정치교체·시대교체·세대교체 중에서 하나인지 아니면 또 다른 시대정신이 있는지를 성공할 책사라면 반드시 미리 읽어내야만 한다.

그런데 2022년 3월 9일 대선을 관통할 시대정신은 2021년 4월 7일 치러질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가 그 디딤돌 역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2021년 4월 7일 치러질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바로 2022년 3월 9일 치러질 예정인 대선의 풍향게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책사는 권력의 속성과 흐름에 대한 직관력 그리고 인간의 심리와 흐름에 대한 통찰력에서 고수(高手)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입바른 쓴 소리도 두려움 없이 할 수 있어야하지만 동시에 최고 권력자와 깊은 신뢰관계도 이어져야만 한다.

책사라면 최고 권력자와 깊은 신뢰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비책(?策)도 스스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 쑤어서 개주고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하는 역사적인 경험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셋째, 책사는 인간·사람·최고지도자·대통령의 그릇을 미리 내다보는 안목(眼目)을 갖추어야 한다. 책사는 최고의 지도자를 꿈꾸는 자가 과연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는 그릇과 역량이 있는지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간파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미시적인 입장에서 현재로서는 무력하지만 약간만 조력해주면 미래에 큰 능력을 발휘할 사람인지 구분해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동시에 목표를 성취한 후에 권력을 쟁취하면 함께 나눌 사람인지 아니면 토사구팽하고 독식할 사람인지, 함께 끝까지 갈 사람인지 배신할 사람인지를 구분해내는 판별능력 등 사람을 보는 정확한 안목이 필요할 것이다. 무턱대고 토사구팽이라는 말이 역사적으로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최근 하나의 예(例)로 2012년 4월 총선과 2012년 12월 대통령선거에서 킹메이커·책사로써 혁혁한 공을 세우고도 박근혜 정부에서 토사구팽이 되자,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비대위 대표(2016년 1월)가 되어 총선 지휘봉을 잡고서 원내 제1당으로 만들어낸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2020년 12월 현재)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역시 실력과 리더십이 정치력이라는 구절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시대정신통찰과 미래예측능력 갖추고 대응전략 내놓아야 진정한 책사?>에서 계속…

□글/노병한:박사/한국미래예측연구소(소장)/노병한박사철학원(원장)/자연사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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