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7.4조원 폭증
1~11월 가계대출 증가규모 100조 육박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출 단속에 나서자 규제가 시행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월 말 982조1382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6444억원 증가했다. 지난 8월 증가액 11조7000억원을 넘어 한은이 해당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조2000억원 늘어난 715조6000억원, 기타대출이 7조4000억원 늘어난 265조6000억원이었다. 기타대출은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으로 구성돼있다.
일반적으로 주담대의 증가 규모가 기타대출보다 큰 편이지만 이번에는 기타대출이 크게 늘어났다. 주택·주식 및 생활자금 관련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용대출 규제 시행 전 자금확보 움직임 등이 가세하면서 증가규모가 대폭 확대된 것이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주담대로 충당이 안 되는 부분은 신용대출로 활용되는 측면이 있다”며 “특히 지난 11월 30일 신용대출 규제 전에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더해지면서 기타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대출 규제 효과와 계절적 특성 등으로 인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12월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이미 크게 늘어난 대출에 대해 한은은 긴장하고 있다.
윤 과장은 “기타대출이 늘어나는 부분에 대해서 경계감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6조7000억원 늘어나며 지난 10월(9조2000억원) 대비 증가세가 둔화됐다. 중소기업대출이 개인사업자·중소법인의 대출수요와 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이어지면서 증가세가 지속(+8.2조원 → +7.0조원)됐지만 대기업대출은 운전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감소 전환(+1.0조원 → -0.3조원)했다. 회사채는 계절적인 발행물량 감소 등으로 순발행 규모 축소(+1.0조원 → +0.5조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