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성, GC녹십자가 개발한 혈장치료제로 완치 판정
의료진이 중증환자 치료목적 사용승인 신청해 처방
셀트리온은 항체치료제…연내 조건부 허가 신청 예정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생산 모습. ⓒGC녹십자
GC녹십자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생산 모습. ⓒGC녹십자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GC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를 투여하고 완치된 사례가 나오자 국내 제약사들의 치료제 개발 현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완치 이끈 GC녹십자 ‘혈장치료제’, 의료진 신뢰도 높아

7일 GC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9월 코로나19로 확진된 70대 남성이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에서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 ‘GC5131A’를 투여 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에서 면역원성을 갖춘 항체를 분획해 만드는 혈장치료제 GC5131A을 개발하고, 현재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을 하고 있다.

이 환자는 임상시험 참여자가 아니라 의료진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신청해 처방한 사례다. 식약처는 다른 치료 수단이 없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환자 등의 치료를 위해 허가되지 않은 임상시험용 의약품이더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 환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 스테로이드 제제 덱사메타손 등을 처방받았으나 차도가 없어 의료진이 혈장치료제 투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약 20여일 동안 혈장치료제 투여 등의 치료를 거쳐 지난달 18일 최종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에서 해제됐다.

코로나19 혈장치료제는 기존 혈장치료제와 원료만 다를 뿐 개발 과정과 생산공정이 같아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의료진 신뢰와 확신이 지속적인 치료목적 사용승인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지난 10월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을 시작으로 의료현장에서의 치료목적 사용 신청과 승인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총 13건의 치료목적 사용승인을 획득했다. 현재 개발되는 코로나19 치료제 중 최다 승인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현재 13건에 대한 모든 데이터를 갖고 있지는 않으나 칠곡 경북대병원에서 혈장치료제를 투여한 환자 중에서 완치된 사례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혈장치료제 투여 후 첫 완치”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임상물질. ⓒ셀트리온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물질. ⓒ셀트리온

◆ 셀트리온 ‘항체치료제’는 대량생산 가능

한편 GC녹십자와 함께 치료제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셀트리온은 지난달 25일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성분명 레그단비맙)’의 글로벌 2상 임상시험 환자 327명을 모집해 투약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 중간 결과 확인 후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9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T-P59의 임상 2·3상 시험을 승인 받고 국내 주요 의료기관을 비롯해 미국, 루마니아, 스페인 등의 국가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해왔다.

임상 2상에서는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CT-P59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평가 중이며, 셀트리온은 당초 계획했던 임상 2상 환자수 300명보다 많은 327명의 피험자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통상 임상 환자의 경우 모집인원의 10% 정도를 추가로 모집하는 경우가 있으며, 셀트리온 역시 안정적인 임상을 위해 환자를 추가로 모집했다.

셀트리온은 임상 2상에 대한 중간 결과를 조속히 도출해 식약처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의하고 CT-P59의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가 승인될 경우 즉시 의료 현장에서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난 9월부터 송도 생산시설에서 국내 코로나19 환자 10만명 가량이 치료받을 수 있는 CT-P59 생산에 돌입해 초기 물량 생산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조만간 글로벌 3상 임상도 개시한다. 3상 임상은 전 세계 10여 개 국가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2상에서 확인된 CT-P59의 효능과 안전성을 보다 광범위한 환자를 통해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전 세계 규제 기관의 신약 허가 규정에 맞는 임상 프로세스를 거쳐 CT-P59 최종 제품 승인 절차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GC녹십자의 혈장치료제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기본 성질부터 다르기 때문에 현장에 적용되는 속도는 GC녹십자의 치료제가 빠를 수 있다”면서도 “완치자의 혈액이 최초 1회만 필요한 셀트리온과 달리 GC녹십자는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혈장) 수급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혈장치료제는 제제 특성상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확보한 만큼만 생산할 수 있다. 다만 GC녹십자 측은 단체 혈장 공여가 이어지는 등 혈장 수급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어 혈장치료제의 추가 생산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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