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매각 무산시 아시아나항공 파산, 항공업 붕괴”
아시아나노조, “공포감 키우는 발언”…형사소송절차 돌입
HDC현산과 ‘노딜’ 때와 다른 이동걸과 산은…2500억 원 몰취소송 영향주나
“산은·한진·KCGI 모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이견 없어 절차상 문제로 대치”
“합병에도 고용유지·구조조정 없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

합병을 추진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나란히 주기 돼있다. (사진 / 강민 기자)
합병을 추진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김포공항에 나란히 주기 돼있다. (사진 / 강민 기자)

[시사포커스 / 강민 기자] 한진그룹이 3자 배정 유상증자형태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중이고 이와 관련한 당사자인 KCGI는 불법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잡음이 다른 영역에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입'에서 시작된 파장이 일파만파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이 이동걸 회장의 '매각 무산시 파산' 발언을 두고 형사소송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업계 내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과 계약 무산 당시와 하는 말이 달라져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선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은 27일 이동걸 회장 형사소송과 관련한 법률자문을 받는 등 소송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KCGI가 제기한 신주권발행 금지 가처분 결과가 인용돼 아시아나항공 매각무산시 파산을 거론했는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게 공포심을 더해주는 말이다"라며 "2조4000억 원의 기안기금 승인을 받은 후 현재 3000억 원을 채 사용하지 않았고 2조 가량을 더 사용할 수 있음에도 이 회장의 파산 발언은 기승인난 기안기금 통제권을 산업은행이 좌지우지 하겠다는것으로 들리며 이는 직권남용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은 대한항공으로 매각되는 것만이 아시아나항공이 살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데 사실과 다르다"며 "가처분 심문에서 한진칼 측 변호사조차도 대한항공이 내년말까지 3조 원이 넘는 추가자금이 필요하고 아시아나항공이 1조70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는데 노딜시 파산 공식화는 이 회장의 지위에서 하는 말의 무게를 생각하면 공갈 협박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성명서(25일, 적색선 위쪽)와 산업은행 답변(27일) ⓒ시사포커스 DB 편집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 성명서(25일, 적색선 위쪽)와 산업은행 답변(27일) ⓒ시사포커스 DB 편집

이동걸 회장은 지난 1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빅딜 추진 정당성을 주장하며 노딜시 아시아나항공 파산이라고 밝히고 '공멸'이란 단어를 썼다. 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회장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딜이 무산되고 아시아나항공에 긴급자금 투입이 무산되고 연내 파산을 피할 수 없으며 항공산업 전체가 붕괴 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산업은행은 지난 9월 11일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HDC현산과 진행되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노딜' 선언을 한 바 있다. 같은 날 기안기금심의위원회 기금지원을 의결했고 이동걸 회장은 연임 첫 일정으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해 경영정상화 추진 방안을 보고했다. 

산은은 당시 기안기금 투입 및 구조조정 등으로 경영정상화 후 매각을 재추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2조4000억 원 규모 기안기금 투입 근거는 경영정상화 였지만 두달만에 입장을 바꿔 노딜시 파산을 입에 올린 것은 기안기금지원 의결과 과정에서 심의가 제대로 됐는지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  

또 최근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은 이와 관련 주식매매계약체결에 따른 계약금 2500억 원 몰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걸 의 '입'이 현산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피어나고 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재실사가 필요하고 문서에 의해 의견을 나누자고 촉구해왔다. 

현산이 재실사 요구를 지속한 이유는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 ▲인수과정 중 인수인의 동의 없이 진행된 대규모 차입 등 ▲금호아시아나 총수 및 경영진, 법인의 수백억 원의 공정위 과징금 ▲산은의 일방적 언론대응 ▲금호산업의 일방적 계약 해제 통보 등을 선행조건을 만족 시키지 못한 것으로 지적했다.   

당시 현산은 "인수 계약의 근간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준 재무제표와 2019년 결산 재무제표 사이에는 본 계약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부적정과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히 해소되어야 할 계약의 선행조건"이라며 “인수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되면서 재실사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주장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KDB산업은행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KDB산업은행

지난 8월 이동걸 회장 ‘입’에서 사실상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고 계약무산시 모든 잘못은 현산탓이라고 사실상 ‘노딜’ 선언을 한 바 있다. 산은과 아시아나항공의 노딜 선언까지 정몽규 현산회장과 이동걸회장의 독대를 통해 서로 간극을 줄여 보려 했지만 현산의 주장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현재 한진칼·산은과 대립하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는 한 유튜브에 출연해 “지난 8·9월 경 산은이 한진칼에 아시아나항공에 매각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산은이 무리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무리한 일이 일어났다”며 “우리쪽에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제의가 있어 실사를 했지만 회계장부상에 나타나지 않은 잠재적 부실이 있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고 현산이 재실사를 지속요구를 한 것도 이해가 간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 내용을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 인수검토를 했던 복수의 기업이 실사과정에서 잠재적 부실을 발견했을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현산은 계약당사자로서 이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재실사를 지속요구했고 KCGI는 인수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 산업은행 및 기안기금심의위원회는 (잠재적 부실 발견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했고 현산에 노딜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강대표의 말에서 현산과 노딜선언을 발표전후로 재매각 절차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던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한진칼과 산은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진다. 이처럼 좋은 파트너는 없다. KCGI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신주 발행시 자금동원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라며 “산은은 공멸 및 파산을, 한진은 10만 일자리 증발을 이야기 하며 연일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KCGI는 원칙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매일 주장하는 내용의 양상을 보면 산은과 한진은 해명과 논점 확장을, KCGI는 특혜, 경영권 개입에 한정해 주장하고 있다. 항공업 M&A 같은 빅딜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고 빠르게 일을 우선 마무리 지으려는 한진과 산은은 KCGI의 원칙론이 답답할 수 있겠지만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한진·산은·KCGI는 최소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는 서로 의견이 없기 때문에 해결책을 도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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