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에도 별 반응을 내놓지 않는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역할이란 게 과연 어떤 역할인지 묻고 싶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배제를 하기 전에 문 대통령에게 사전보고를 했다는데 문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청와대가 공식 발표하고 있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 중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 간 감정 대립으로 장관이 검찰총장을 직무 배제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며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데 이런 사태를 낳게 해 나라 꼴이 우스워졌다”고 문 대통령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김 위원장은 추 장관에 대해서도 “선출된 권력이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한다고 했는데 어제 검찰총장의 직무배제 과정을 보니 선출된 권력이 자기 권력을 절제하지 못하고 기본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추 장관의 행동을 보면 중국 문화혁명 당시 강청이 연상되는데 그런 행위를 통해 무엇을 추구하려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안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에 해당하느냐에 의심이 가고 최근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에 오가는 이야기를 봤을 때 과연 우리나라 검찰의 장래를 위해 적정한 순간이었나 회의가 든다”며 “정부가 들어서고 처음부터 내건 목표가 검찰개혁인데 기본 방향이 어떤지 종잡을 수 없다. 현재 검찰은 편가르기로 본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있나 의심이 간다”고 꼬집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겨냥 “민주당이 이 문제에 관해 갖는 태도도 이해가 안 간다. 아무리 국회에 커다란 의석을 차지한다고 해서 다수 횡포로 이렇게 질서를 교란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민주당은 이 사태를 이성적인 판단으로 풀려고 애써야지, 더 악화시키는 역할은 삼가 달라. 알다시피 우리나라 의정 사상 다수 힘을 믿고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를 한 정권들이 어떤 말로를 맞았는지 잘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뿐 아니라 김 위원장에 이어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은 추 장관의 권한남용과 월권, 위헌성이 충분한 만큼 추 장관에 대한 국정조사가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 추 장관 국정조사는 당연히 해야 하고 지금까지 민주당이 해야 함에도 숫자의 힘으로 거부한 사건들에 대한 국정조사도 이 기회에 같이 해야 한다”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 울산시장 불법선거 지원 국정조사도 요구한다”고 한 목소리로 민주당을 압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정지에 맞서 이날 소속의원 30인의 공동발의로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수사, 재판을 방해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 데 이어 국회 법사위 소속 위원들은 법무부의 검찰총장 감찰 정당성 조사 차원에서 “대검 관계자를 만나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며 같은 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을 직접 방문했다.

영상편집 / 박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