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양복을 거절한 것은 적절한 행동
-3년 동안 묵혀두었던 그 일을 하필 판결을 앞둔 이 시점에서 새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는 최성해 전 총장의 양복선물을 뇌물로 규정한 조국 전 법무장관을 향하여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너그러웠는지"를 물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사이더 한 박스까지도 뇌물로 간주하는 그 투철함이 왜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너그러웠는지"라고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판했다.ⓒ시사포커스DB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사이더 한 박스까지도 뇌물로 간주하는 그 투철함이 왜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너그러웠는지"라고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판했다.ⓒ시사포커스DB

진중권 교수는 24일 페이스북에 "조국이 또 궁시렁대는 모양인데. 터놓고 얘기하지요."라며 "그가 양복을 거절한 것은 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어디까지가 호의고, 어디까지 뇌물인지 구별이 늘 분명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럴 때는 일단 거절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어 "다만, 서로 혼담이 오갈 정도로 절친한 가문에서 취임 축하용으로 보낸 양복과, 그 집 아들이 좋아한다 하여 특별히 챙겨 보내준 사이다 한 박스까지도 뇌물로 간주하는 그 투철함이 왜 유재수가 받은 명백한 뇌물 앞에서는 왜 그리 너그러웠는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3년 동안 묵혀두었던 그 일을 하필 판결을 앞둔 이 시점에서 새삼 꺼내든 이유가 무엇인지. 그게 왠지 구차하고 치졸한 변명처럼 들린다는 것. 그는 애먼 양복과 사이다 박스를 내세워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하면서 슬쩍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총장이 K교수를 통해 재정지원대학 지정을 받으려 움직인 것은 사실로 보인다"며 "부적절한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총장에게 '물러나라'고 요구했던 이유 중의 하나도 그거였다"지요. 하지만 그가 그런 요구를 할 수 있었던 근거가 된 '뇌물'이 있다면,  아마도 아직까지 내려놓지 않은 정경심의 교수직일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중권 교수는 "하지만 그의 교수 임용은 2011년. 민정수석 되기 무려 6년 전의 일.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예상해서 미리 뇌물을 찔러줬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그러니 그것은 그냥 당시에 총장이 조국 교수에 대해 가졌던 존경과 애정의 표현이라 보는 게 옳을것"이라며 "아무튼 뇌물의 노릇을 할 만한 것은 거절당한 양복이나 아들에게 준 사이다 박스가 아니라, 정경심씨의 교수직이었을 거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가 그 일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면, 그 역시 고작 양복이나 사이다 박스가 아니라, 그 때문이었을 테고, 이게 본질"이라면서 "그러니 쓸 데 없는 언론 플레이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중권 교수는  "조국 교수, 본인이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머리가 좋지 않아요.  판결을 앞두고 갑자기 총장 얘기를 다시 꺼낸 것은 (1) 정경심은 총장의 음모의 희생양이다, (2) 이렇게 청렴한 내가 유죄수 감찰을 무마했겠느냐, 이 얘기를 하려는 거죠."라며 "속들여다 보이니 그만하자"면서 "적어도 총장은 정교수에 대해 아는 거 이야기하고 다니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불행한 관계로 끝났지만, 그래도 서로 그렇게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으니, 다 잊고 그냥 그 시절의 좋은 추억만 간직하라"고 권했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립대 총장이 소속 교수에게 양복을 맞춰주는 것은 '호의'가 될 수 있겠지만, 민정수석비서관에게 그렇게 하는 것은 '뇌물'이 된다"면서 "따라서 거절한 것"이라고 했다.

조국 전 장관은 "이러한 분명한 차이를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저를 흠집내고 최성해 총장을 변호하려는 식자와 언론, 한심하다"고 했다.

그는 "최성해 총장이 단지 '호의' 차원에서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양복 재단사를 보내려했을까요? 제가 이를 받았더라면 이후 '재정지원제한대학' 선정위기를 해결해달라는 청탁을 거절했을 때, "양복 맞춰준 것 공개하겠다" 운운하며 이 건을 거론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식자와 언론은 "조국, 민정수석 재직시 뇌물 받았다"라고 맹비난했을 것"이라면서 "이 정보는 검찰로 갔을 것이고 검찰은 저를 '뇌물수수'로 기소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국 전 장관은 "저와 아무 관련없이 제 딸이 학교에서 받은 장학금을 '뇌물'이라고 기소한 검찰 아닙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최성해 총장 옹호에 급급한 식자와 언론은 제가 최 총장에게 공개적으로 던진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받아주길 바란다"는 추신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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