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3일 최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향후 대북정책 변화 여부와 관련해 “종전선언이 당장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것처럼 이뤄질 가능성이 적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국군사학회-합동군사대 주최 국제 국방학술 세미나에 참석해 “바이든 대통령은 톱다운 방식으로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처럼 깜짝 쇼 같은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문 대통령의 4·27판문점 선언도 지금 이행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북한 비핵화 문제가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있다”며 “내가 장관 때, 대통령 때 해야겠다는 정치적 조급함을 버리고 좀 순리대로, 원칙대로 해야 한다. 우리는 미국과 한발을 묶고 뛰기 때문에 중재자를 넘어서서 당사자”라고 문 대통령을 향해 촉구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거듭 “바이든 당선자는 트럼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할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도 미사일 발사 등으로 바이든 정부의 간을 보는 조치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강하게 보내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과거 문 대통령과 김정은의 남북정상회담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약속한 것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인 행사로 끝나고 만 것 같은 기분”이라고 꼬집으면서 “내가 있을 때 기념비를 세우겠다는 정치인이 너무 많은데 이제 탈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반 전 총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작전권 문제에 조율되고 합의된 방침을 취하지 않겠나.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내 임기 중에 하겠다는 게 어려운 게 아닌가”라고 관측했는데, 다만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선 “바이든은 분담금 협상에 있어 트럼프가 한 것처럼 갈취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으며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비용 때문에 훈련한다는 접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