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기’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큰 피해 속출, 제주도는 예외

제주도는 ‘메기’ 고마워 제15호 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속출했으나 제주도에는 웃음을 안겨다 주었다. 지난 18일 오전부터 태풍의 간접영향권에 들며 많은 비를 뿌린 제주지역에는 수십채의 주택이 침수되고, 강풍에 의한 전선지지대 파손으로 1000여가구가 정전이 되는 등의 피해를 가져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태풍으로 제주지역은 그 동안 농민을 애타게 했던 가뭄이 완전히 해소됐으며, 농산물이 예년에 비해 7여t 많이 생산 될 것으로 전망돼 열매솎기에 고심했던 감귤에도 적당한 바람의 영향으로 적당량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는 등 농가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태풍은 지난 14일 중국에서 밀려와 제주 어민들을 불안케 했던 저염분수를 완전히 소멸 시켰으며, 제주 앞바다의 토층 5㎝가량을 뒤 엎어 해양 수질 환경에도 상당히 좋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제주지역에서도 태풍에 의한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다. 태풍으로 150~400㎜의 많은 비를 뿌렸던 제주지역은 북제주군 대정읍 하모리 대정 우체국 기계실 등 건물 3동과 북제주군 조천읍 주변 19가구 등 모두 22가구가 침수되는 피해를 가져왔다. 또한 19일 새벽 00시23분께 갑자기 불어 닥친 강풍으로 남제주군 성산읍 성산 일출봉 지역의 전선지지대가 파손돼 이 일대 1000여가구가 50여분간 정전이 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서귀포시 대포항 방파재 20m가 파손되는 등 서귀포시와 남제주군의 항ㆍ포구 12곳의 공공시설들이 파손되고 3곳에서 정치망 등 어망ㆍ어구시설이 유실되는 피해를 끼쳤다. 제주도 관계자는 “지난해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가 커 이번에는 전 직원이 비상근무체제에 유지하는 등 철저히 대비했다”며 “가구가 침수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이번 태풍이 제주에는 효자 노릇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제주도재해대책본부는 조속히 피해규모를 파악해 피해복구에 나서는 한편 피해 가구 및 농가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태풍 ‘메기’ 강타, 전국적으로 큰 피해 ‘메기’의 영향으로 전남지방과 남해안, 영동지방 등에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8명이 사망 또는 실종되고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됐으며 도로 및 하천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전남지방은 18일 한때 시간당 69.5㎜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경지와 농작물 등이 침수돼 피해액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비교적 큰 규모의 태풍과 강풍, 집중호우 등에도 불구하고 관계부처 간 긴밀한 사전대비와 구조활동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피해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번 폭우로 19일 오전에 낙동강 낙동지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됐으나 오래지 않아 비가 그쳐 피해는 크지 않았다. 19일 새벽 남해안을 지나면서 세력이 다소 약화됐던 ‘메기’가 20일에는 일본 삿포로 남동쪽 해상으로 빠져 나갔다. 지난 17일부터 내린 비는 영동과 산간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뿌려지기도 했다. 낙동강은 19일 오전 4시30분을 기해 중류인 상주 일대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돼 경계수위보다 2m이상 올라갔지만 위험수위인 9m에는 미치지 못해 범람은 막을 수 있었다. 포항 형산강 하류 대송지역도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홍수주의보가 내리면서 400 여가구에 대피령이 발령됐으나 비가 잦아들면서 해제됐다 . 실종ㆍ사망 사고 19일 오전 9시경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죽성천에서 교량에 걸려 물흐름을 방해하는 나무 뭉치를 꺼내려던 동네 주민 강모(65)씨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이날 오전 7시께 전북 순창군 구림면 금창리 과천마을의 이모(65ㆍ여)씨가 마을 앞 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비슷한 시각 임실군 강진면 문망리 이모(70)씨와 순창군 구림면 이모씨(65ㆍ여) 등 모두 3명이 익사체로 발견됐다. 또한 같은날 오전 8시30분께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천에서 승용차를 몰고 가던 송 모(55ㆍ서울 성북구)씨가 불어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새벽 1시20분께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서 박모(38ㆍ전남 담양군)씨가 물에 빠져 실종됐으며, 전남 장흥군 부안면 내안리 내동마을 김모(76)씨도 실종돼 경찰이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18일 오후 3시30분께 전남 화순군 한천면 석산 공사 현장에서 10m 깊이의 침전 제방이 무너지면서 굴삭기 기사 정모(42)씨가 물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오후 6시30분께는 나주시 다시면 죽산리 앞 영산강에서 임모(74)씨가 양수기 호스를 거둬들이다 불어난 강물에 실종됐다. 침수ㆍ유실 피해 및 이재민 18일 오후 2시께 광주시 북구 운암동 중앙중학교 체육관 지붕 150여평이 무너졌으나 방학 중이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다. 주택은 광주 92채, 전남 4채, 경남 2채 등 98채가 전파 또는 반파됐으며, 전남 1천331채 등 1천408채가 침수피해를 봤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집계했다. 이재민은 광주시 북구 망월동 운봉저수지 인근 441가구 1천71명과 전남 화순 311가구 55명, 장흥군 139가구 324명 등 1천218가구 2천4백27명이 발생했다. 특히 광주시는 18일 밤사이 북구 운정동 온정저수지 제방이 일부 무너지면서 인근 마을이 위험에 처하자 주민 70여명을 일시 대피시킨 가운데 군부대를 동원, 폭파 작업을 벌여 물길을 안전한 곳으로 돌리기도 했다. 농경지는 전남 영암과 해남, 장흥, 목포 등 2천681ha를 비롯 전국적으로 5천487ha가 물에 잠겼고 농작물은 5천141ha에서 침수피해가 났다. 경북 의성군 일대에서는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양봉 50군과 육계 1만5천여마리가 폐사했고 양어장 1곳도 침수됐다. 철도 운행 재개 18일 오후 폭우로 선로노반 15m가 유실되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된 전남 나주시 남평면 경전선 남평-효천 구간은 19일 오후 2시께 응급 복구작업이 완료돼 운행이 재개됐고, 오후 1시께는 강원도 동해시 지가동 도경리-동해, 삼척시 미로면 상정-미로 등 영동선 태풍피해 구간의 응급복구가 완료되면서 열차운행을 재개했다. 또 집중호우에 따른 선로변 옹벽 붕괴로 운행이 지연됐던 전라선 금지-곡성 구간에서도 이날 오전 2시25분께 열차운행이 다시 이뤄졌다. 교통통제 및 항공기 결항 이날 오전 11시께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42번 국도에서 집중호우로 300t 가량의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도로 20여m를 뒤덮어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었고, 오전 10시30분께는 강릉시 강동면 잠수함전시장 인근 7번 국도에 20t 가량의 산사태가 나 차량운행이 중단됐으며, 오전 9시50분께는 강릉시 성덕동 신석교 인근 둑이 범람, 섬돌-신석교를 잇는 7번 국도 600m 구간에 교통이 통제됐다. 또 오전 8시45분께 동해시 망상동 갈매기 공원 인근 7번 국도 200m 구간이 침수 돼 동해시 북삼동-정선 임계 방면 1.5㎞ 구간이 통제됐으며 동해시 북삼동 효가사거리-삼화동을 잇는 42번 국도 1.5㎞ 구간도 침수됐다. 오전 5시께는 정선군 정선읍 조양강의 수위가 높아지며 일부 저지대 도로가 침수돼 정선읍 광하1리 동강관리소-귤암리 구간 10㎞에 차량운행이 전면 통제됐고, 이에 앞서 지난 18일 오후 4시 50분께부터는 삼척시 하장면 갈전리 35번 국도에서 산사태로 1천여t의 낙석이 발생해 차량운행이 완전히 중단됐다. 울산에서는 집중호우로 하천물이 크게 불어난 북구 속시미교와 제천교, 상암교 등 교량과 도로 6곳에서 차량 운행이 중단됐었다. 전남 서남해안 각 도서를 연결하는 48개 항로 연안여객선의 운항이 중단되 큰 불편이 따랐으며 항공편은 광주, 여수, 김해, 울산, 제주 등 9개 공항에서 106편이 결항됐으며 각 공항은 태풍이 지나간 오후부터 지역별로 운행을 시작했다. 한편 전남도와 광주시 재해대책본부는 태풍이 빠져나가면서 점차 정상을 되찾자 침수주택에 방역을 실시하고 농경지 병해충 방제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권욱 소방방재청장은 “‘재산피해는 있어도 인명피해는 최소화 한다’는 목표 아래 대피명령, 통행제한 등 사전대비 업무를 철저히 한 결과 예상보다는 피해가 적었다” 면서 “이번 태풍과 규모가 비슷했던 지난 91년 태풍 글래디스의 경우 103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예년대비 피해폭 줄여 올해 제15호 태풍 ‘메미’로 인해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피해들이 속출하며 각종 사망사고나 실종사고가 일어났지만 재해대책본부, 소방방재청 등의 신속한 대비태세와 발빠른 대처로 예년에 비해 피해폭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실종자 찾기, 방재 및 복구작업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