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시험준비생모임 “박범계 막말, 삼권분립 국가에 사는 우리들, 매우 불쾌해...자신사퇴하던지, 윤리위 회부해 달라” 촉구
박범계 맞은편 앉아 있던 조수진 “朴 발언에 얼굴 달아올라...갈수록 정치가 쇼”
김근식 "막말의 최고봉...심리적 문제 있어 보여...죄의식·양심 일반인보다 모자라 보여“
논란일자 해명 나서... 박범계 “예산 회복 위한 절실한 마음이었다. 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법원의 판례 모음인 ‘법고을LX’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된 것과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의원님, 살려 주십시오’ 절실하게 한 번 해 보세요"라고 발언하여 논란이 됐으며,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박 의원을 향해 “자진사퇴하든지 국회에서 윤리위에 회부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6일 촉구하고 나섰다.

6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박범계 의원의 발언을 두고 성명서를 통해 “삼권분립 국가에 사는 우리들을 매우 불쾌하게 하는 발언과 태도를 보였다”며 “자신이 이 세상의 왕인 것처럼 추태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들은 “이런 추태가 문제되자 박범계 의원은 사과를 했지만 우리는 헌법을 공부한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이 삼권분립 정신을 존중하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박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예산심사 전체회의에서 삭감된 예산에 대응하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의 태도를 두고 "(삭감 예산을) 살려야 하지 않겠냐“며 ”의원님 아이 살려주십시오 한마디 하면 끝날 일을...참 내 답답하게“라고 발언했다.

조 법원행정처장은 삭감된 예산을 두고 “국회 논의과정에서 잘 살펴 달라”고 의원들에게 호소했으나 이에 답답함을 느낀 박 의원은 “좀 절실하게, 3000만원이라도 절실하게 말씀하셔야 된다”라면서 “의원님 살려 주십시오. 이렇게 정말로 국민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 의원은 조 처장을 향해 “요만한 다리에 상판 하나에 해당하는 돈 밖에 안 되는 거다. 의원님들 살려주십쇼 한번 하라”고 강요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그날 “법사위를 참 오래 했지만 예산심사를 하면 참 창피하다”면서 “다리 하나, 도라 하나만도 못한 예산 규모에 비해 예산소위에서 참 짜게 심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박 의원의 맞은 편에 앉아 있었던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으며, “박 의원 고함 소리에 내 얼굴이 달아올랐다”며 “갈수록 정치가 쇼가 된다”면서 “더불어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들다”고 푸념했다.

더욱이 국민의힘 서울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도면 박범계 의원이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그동안에도 국회 청문회나 상임위나 국감에서 박 의원의 언행은 웬지 석연치 않아 보였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김 교수는 박 의원의 언행과 태도를 향해 “과도하고 비상식적이고 흥분된 상태가 자주 보였다”면서 “무조건 호통치고 일단 소리 지르고 상대를 윽박지르고 본인 말만 쏟아내고, '살려달라고 해보라'는 이번 국회발언은 가히 막말의 최고봉”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의 허세 발언 끝판왕”이라며 “도저히 납득 안 되는 박 의원의 언행을 보면서 오래전 사건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고한 사람 3명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복역하다가 2016년 진범이 잡혀서 뒤늦게 무죄 석방된 1999년 삼례 나라슈퍼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그 사건의 담당 판사가 바로 박범계 의원이었다”고 꼬집으면서 “범인들이 끝까지 강요에 의한 허위자백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목격자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박범계 판사는 그들을 살인자로 판결했다”고 회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고졸변호사 권상우가 파헤치는 재심사건의 모티브가 바로 이 사건이다”면서 “박 의원은 2017년 사과하긴 했지만, 명백한 오심으로 인해 죄 없는 시민을 무고하게 감방에서 썩게 하고도 그는 2002년 노무현 인수위를 시작으로 정치권에 들어와 승승장구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 기우이긴 하지만 혹시나 박 의원은 죄의식이나 양심이 일반인보다 현저히 모자라지 않나 싶기도 한다”며 박 의원을 향해 “남에게 호통 치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하시기 바란다”고 일침했다.

한편 박 의원은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논란이 일자 보도자료를 내며 “예산이 회복돼야 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질의를 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다만 이러 표현이 예산심의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이 우월적 권한을 남용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사과 드린다”면서 “법원행정처장님께는 간접적으로 표현에 언짢으시지 않았는지 여쭈었고, 괘념치 말라는 간접 전언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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