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과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를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 진행
-마윈의 언행이 당국의 신경을 건드린 결과
-앤트그룹, 당국의 관리감독 조치를 잘 따르겠다

[시사포커스 / 정유진 기자] 지난달 한 포럼에서 중국 금융당국을 향해 쓴소리를 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기업공개(IPO)를 이틀 앞두고 중국 규제 당국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금융당국을 향해 쓴소리를 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기업공개(IPO)를 이틀 앞두고 중국 규제 당국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중국 금융당국을 향해 쓴소리를 한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기업공개(IPO)를 이틀 앞두고 중국 규제 당국에 소환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

3일 글로벌타임즈와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은행관리감독위원회, 외환관리국 4개 기관은 전날 앤트그룹을 실질적 통제하는 마윈과 징셴둥 회장, 후샤오밍 총재를 불러 관리·감독과 관련한 ‘예약 면담’을 진행했다고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중국에서 ‘웨탄’(豫談)이라고 부르는 예약 면담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이나 개인을 불러 질타하고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것으로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민간 영역을 통제하는 수단의 일환이다.

3일 중국 신랑재경과 증권시보 등 현지외신은 “이번 면담은 최근 정부를 비판하는 것 같은 마윈의 언행이 당국의 신경을 건드린 결과”라며 “다만 면담 사유를 밝히지 않는 짧은 한 마디로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은 경고를 하는 동시에 사상 최대 IPO를 앞둔 앤트그룹의 앞길을 막지는 않겠다는 정부측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마윈은 지난달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 연설에서 은행은 ‘전당포 영업‘을 하고 있고, 당국은 뒤떨어진 감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윈은 이 자리에서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며 “혁신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고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혁신이란 존재할 수 없다.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제로’(0)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국유 은행들이 충분한 담보가 있어야만 대출을 해주는 ‘전당포 영업’ 관행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큰 강물과 같은 은행 외에도 앤트그룹처럼 빅데이터 등 기술이 주도하는 연못, 시냇물과 같은 새로운 금융 채널이 함께 존재해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자리엔 왕치산 국가 부주석, 이강 인민은행장 등 중국 국가급 지도자와 금융 최고위 당국자들이 대거 참석했었다.

신랑재경은 “규제당국의 면담은 일방적으로 질타를 들으면 고쳐야할 부분에 대한 지시를 받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앤트그룹은 면담 후 보도자료를 내고 “회의 때 언급된 내용을 최대한 실행하겠다”며 “당국의 관리감독 조치를 잘 따르며, 실물 경제에 기여하고 서비스의 질을 높여 경제·민생 발전에 기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5일  5일 홍콩과 상하이증시의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에 동시 상장할 예정이다. 중국 증시 공모가는 68.8위안, 홍콩 증시 공모가는 80홍콩달러로 책정됐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공모주 청약 첫날에만 3000조원이 넘는 증거금이 몰렸고, 상장 후 앤트그룹의 시가총액은 약 3150억 달러(35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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