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는 이순신 장군, 육지에는 정기룡 장군”

정기룡 ⓒ박정수·박한 作
정기룡 ⓒ박정수·박한 作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충의공 정기룡은 임진왜란 당시 영남 지방을 지켜내는 데 크게 공헌을 한 장군이며, 이 책 ‘정기룡’은 박정수·박한 부자가 그러한 정기룡 장군의 진면목을 그려내기 위해 철저한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 문학적 형상화를 거쳐 완성한 역사소설이다. 이로써 그동안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쟁 영웅의 일대기가 마치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이 스릴 넘치게 펼쳐진다.

‘정기룡’의 주요 무대는 영남 지방이다. 굽이굽이 넘실대는 험한 산세와 구불구불한 강물을 배경삼아 정기룡 장군의 탁월한 유격 전술과 기마술이 수를 놓고, 영남 백성들의 수령으로서 민초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장군의 품성이 따뜻하게 배어 나오기도 한다. 특히 왜군을 상대할 때에도 일반 백성들의 안위를 늘 고려하는 장군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게 마련이다.

또한 어디까지나 역사 자료를 바탕 삼았으므로 하나하나의 전투 장면이 소박하면서도 생생하게 되살아나, 독자들에게 마치 현장 체험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게다가 아군끼리의 갈등 장면, 같은 조선군 장수들끼리 공적을 다투기 위해 적의 수급을 탈취하는 장면, 명나라 장수들이 남의 나라 전투인 만큼 소극적으로 대처를 하는 장면 등은 전쟁의 또 다른 일면으로 볼 수 있다.

소설 ‘정기룡’은 역사적 실증과 문학적 형상화, 나아가 눈에 보일 듯한 드라마화가 적절하게 어우러져서 한 편의 거대한 물길처럼 흘러가게 된다. 이 때문에 독자들에게 교양과 재미,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자못 만족스러운 독서 경험을 가져다줄 것이다. 박정수·박한 지음 | 시아출판사 | 432쪽 |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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