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노동자 숨진채 발견
文대통령, 국무회의서 개선책 마련 지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최근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로젠택배에서 근무하던 40대 택배기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1일 전국택배노동조합과 경찰 등에 따르면 로젠택배에서 일하던 A씨는 전날 새벽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 터미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A4 3장 분량의 유서를 통해 갑질과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억울합니다”라는 말로 시작된 유서는 “우리(택배기사)는 이 일을 하기 위해 국가시험에, 차량구입에, 전용번호판까지(준비해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은 200만원도 못 버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저 같은 경우는 적은 수수료에 세금 등을 빼면 한 달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구역”이라며 “이런 구역은 소장(기사)을 모집하면 안 되는데도 (대리점은) 직원을 줄이기 위해 소장을 모집해 보증금을 받고 권리금을 팔았다”고 말했다.

또한 “한여름 더위에 하차 작업은 사람을 과로사하게 만드는 것을 알면서도 이동식 에어컨 중고로 150만원이면 사는 것을 사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20여명의 소장들을 30분 일찍 나오게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53회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코로나는 특수고용노동자 등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삶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가 단적인 사례일 것. 더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대책을 서둘러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예술인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을 긴급고용지원 대상으로 포함하기 시작했고 고용보험 적용대상을 확대하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며 “일시적인 지원을 넘어서서 제도적인 보호가 필요하다. 사각지대를 확실히 줄여나가기 위해 열악한 노동자들의 근로실태 점검과 근로감독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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